가족들의 글모음/조카들의 글모음

손혜원 전주 KBS 아나운서 - 우리 아버지가 제일 예뻐하던 조카딸 ('열린 전북'에서 퍼옴)

최철미 2014. 1. 2. 02:55

http://openjb.co.kr/bbs/view.php?id=special&no=100

피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의 슬픔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짧고 덧없는 삶을 살만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고립된 자신을 벗어나 손을 뻗쳐 서로에게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힘과 위안과 온기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인간이 하는 일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사는 것이다. -마샤베크의 ‘아담을 기다리며’ 중-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다. 대뜸 함께 일하는 후배작가를 걱정하면서 “그 녀석 내 피붙이 같은 놈이야 잘 부탁한다” 평소 빈말 없던 사람이 피붙이를 들먹여서 그런 것일까. 그 각별한 감정을 헤아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피를 나눈다는 거 그거 참, 보통일이 아니다 싶다. 우연히 입양에 관련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붙이에 대한 관념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럼 “너와 나는 피를 나눈 부모 형제”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 못하는 사람들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입양이라는 멍에

최근 한 입양홍보 싸이트에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표현대로라면 올해 혜성과 같이 나타나서 각종 어린이 문학상을 휩쓴 한 작가의 작품이 문제가 된 것이다, 작품은 태어나자마자 입양되어 자란 열 세살 은별이의 이야기다.
정신과 의사인 엄마는 방송국에서도 선호하는 명연사이고 아빠는 입양에 관한 공로로 훈장도 받았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입양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집안을 소개할 때면 엄마가 시키는 대로 예쁜 옷도 입고 활짝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입양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알았지만 엄마 아빠가 잘해 주셔서 행복해요”.
그렇게 어렸을 때는 “엄마가 가슴으로 낳았지” 하고 안아 주면 너무나 좋았는데 이제는 가슴으로 낳은 게 뭔지 너무나 잘 알아서 입양가족 홈페이지에 레이스 달린 원피스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지워 버리고 싶고 인터뷰 하는 일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한 입양아의 자기 고백서 같은 작품에 대한 공방은 치열한 댓글로 이어진다.

입양아를 키운 한 엄마의 댓글- 입양아의 시선으로 입양가족 문제를 다룬 책이어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줬고 지금까지의 입양가족보다는 입양된 아이의 입장에서 그 아픔을 집어보는 의미도 있고 구성도 좋고 글 솜씨도 좋다. 이제는  입양아를 애완견 취급하는 가족을 통해 가뜩이나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아직 뿌리도  내리지 않은  비주류인 입양가족에 찬물을 끼 엊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다른 이의 댓글 - 이제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는 진부한 표현은 좀 거두고 내가 배 아파서  낳았든 가슴으로 낳았든 내가 좋아서 품은 아이 그냥 내 가족이란 시각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런 댓글도 있다 - 언론에 나오는 입양부모는 자기 과시를 위해 대부분 아이의 의사를 무시하는 부모로 그려지는데 그 어떤 입양부모가 아이의 궁금증이나 아픔을 외면한 채 “너는 내가 가슴으로 낳았다”고만 강조하는 부모가 있겠는가!

댓글로 이런 일침을 주는 이도 있다 - 옛날에 우리 새엄마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는데 동화나 드라마가 언제나 나쁜 계모 일색이어서 너무나 속이 상했다. 그러나 누가 동화를 현실 그대로 착각하겠는가. 이런 작품이 많이 쓰여 입양에 대한 관심을 확대했으면 좋겠다.

열세살 어린이 은별이가 어릴 때부터 입양이란 사실을 알고도 그 안에서, 피붙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지 못하고 피를 나누지 못해서 겪은 갈등이 이정도인데,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상황, 그러나 이것도 실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아예 입양사실을 몰랐다가 사춘기 청소년에 겨우 주워듣게 되거나 결혼할 때서야 집안내력이 밝혀지면서 근본도 모르는 혈통이라고 내몰리는 혼란을 겪게 된다면? 그런 상황의 마무리와 전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다양한 고민과 접근을 통해 고민해야할 문제일 수밖에 없다.

입양,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한 제도

사람을 키워내는 일만큼 이 세상에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을까? 2007년 국내 입양아는 약 1300명 그중 41%인 500명이 공개 입양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됐다. 2000년에는 전제 입양 중 공개 입양이 20%정도였다. 
한국전쟁을 겪은 뒤 전쟁고아 등 해외 입양으로 한때 고아 수출국 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국,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한국은 여전히 세계 4위의 해외 입양강국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해외 입양동포들의 ‘뿌리찾기’를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1958년부터 2006년까지 해외로 보내진 16만 명의 본적이 마포구이다 왜냐면 마포구 합정동에 우리나라 대표입양기관이 홀트 아동복지회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외입양 일색인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입양에 대한 편견과 유교적 혈연의식으로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을 다시 해외로 내몰고 있어 이들에게 두 번의 상처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출산은 남아선호, 입양은 여아선호에 따라 남자아이와 실질적으로 장애가 있는 아동은 입양이 되지 않는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도 남아있다. 입양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인 장치는 월10만의 양육수당과 인천시, 경기도 과천시와 함께 전라북도가 자체사업으로 입양일로 부터 3년간 매월 10만원의 주는 수당이 전부다.

입양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1999년에 한국에 입양홍보회가 설립됐다. 1970년 너무나 훌륭한 미국인 부모를 만나 건강하게 성장해서 미 항공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스티브 모리슨은 행복한 입양인의 입장에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해야 하며, 숨어서 입양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공개입양을 해서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줄이면서, 입양이 특별한 가족관계라고 여기는 생각도 바꾸자고 홍보하고 있다. 그럼 당당하게 공개입양을 한 후 피를 나누지 못한 사이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이제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키우는 무수한 갈등과 집착을 되짚어 보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이해되고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되는 그 단순한 피붙이 논리에서 자유로울 때 서로를 위해서 힘과 위안과 온기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 하는 일이다.


http://office.kbs.co.kr/announcer/archives/3514

우리 혜원이 언니가 이렇게 자기 소신껏 조리있고 명확하게, 글도 잘 쓰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래서 언니의 허락없이 올린다......며칠 전에 사랑하는 어머니 (마리아 고모님) 를 하늘 나라로 떠나 보내고 혼자 남은 언니,  무남독녀 외동딸인데다가, 강아지 혜리를 딸 삼아 사는 언니가, 너무 마음에 걸린다......

난, 우리 언니라서가 아니라, 정말 언니같은 효녀를 보지 못했다.  중풍 걸려서 치매로 돌아가신 고모부의 병수발도, 언니랑 고모가 집에서 다 했고, 고관절 수술 이후 거동이 불편해진 고모도, 며칠 전 돌아가실 때까지 언니가 같이 모시고 살았다.  절대로 요양원에 안 보낸다고......  내가 지난 달에 한국에 나갔을 때, 고모 아침밥 해주고, 방송국 갔다가, 점심 때 와서 점심밥 차려주고, 다시 방송국 갔다가, 저녁에 와서 다시 저녁밥 해주고, 틈틈히 병원 모시고 가고, 또 고모 약 타러 가고 하면서, 정말 바쁘게 살고 있었다.  고모가 아기같고, 언니가 엄마같고, 정말 그랬다...... 

우리 아버지도 생전에 혜원이 언니를 정말 예뻐하셨다.  항상, '우리 혜원이' 라고 부르셨다.  우리 아버지의 가장 사랑하던 조카딸, 우리 아버지의 대를 이어, 고향인 전주에서 방송에 종사하는 베테랑 아나운서다.  내년에 정년 퇴직하면, 성경 공부를 더 많이 해서, 방송 선교를 하는 것이 언니의 꿈이다......

언니, I am so proud of you & I love you.  I will pray for you and your ministry...... 
친언니가  없어서 외로울까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우리 사촌 언니다...... 언니는 엄청 예쁘기까지 하다.  어릴 적에는, 이렇게 너무 예쁘고 똑똑한 언니가 샘이 나서, 언니  말도 잘 안 들었다. 하지만, 조금 철이 든 지금은, 언니 말을 다 잘 듣는다.  하지만, 언니, 이 글만은 언니가 내리라고 해도 안 내릴 거야.  언니, 우리 힘내자. 우리가 신앙의 경주를 다 마치는 그날까지, 아자아자 힘내자.  혜리 밥 줄 때, 언니도 꼭 밥이랑 국이랑 해서 챙겨 먹고, 기운내야 해.  그리고, 언니, 언니는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꼭 기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