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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변호사님을 추모하며

한승헌 변호사님께서 며칠 전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변호사님은 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셨고 군사독재 하에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셨을 때 한 동안 출판사를 운영하신 적이 있다. 2014년 11월에 아버지 추모문집의 원고를 보내드렸더니 다음과 같이 회신을 주셨다. "무어라고 부를까? 철미 씨? 철미 님? 그냥 철미? 반갑고 반갑습니다. 내 사랑하는 벗의 사랑하는 딸! 30년 후에 나오는 이 추모의 문집을 접하고 아버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고 감동하실까. 철미 씨의 효성어린 착안에 칭송을 보내며, 실린 글들이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마음이 먹먹했어요. 에 실렸던 내 글, 이 귀한 책에 한축 끼워주시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회답이 좀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서울에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립니다. 안녕! (경향..

아들에게 - 너가 아니었더라면

너가 아니었더라면 - 아들에게 너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절실히 기도할 이유도 없었을 거야 날마다 아침마다 너를 위해서 연약한 믿음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너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도 없었을 거야 하나님 보시기엔 너가 더 온전할런지도 모르지만 너를 위해 보다 나은 내일을 소망하며 너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여전사가 되어 세상과 싸울 일도 없었을 거야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에 마음 아프지만 너를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너가 아니었더라면 조금 느리거나 더디어도 인내하며 기다리지도 못했을 거야 하지만 그러면서 나도 더 온전해지는 것 같아서 내가 이렇게 감사할 이유도 없었을 거야 너가 아니었더라면

아픈 이야기, 희망 이야기 (고선윤, 계간수필 2015년 가을호)

아픈 이야기 30년 만에 귀국하는 친구를 만났다. 내가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은 1984년 관악 캠퍼스다. 새로운 세상에서 날개를 펼치고 여기 찝쩍 저기 찝쩍 날아다니던 그 시절에, 툭 튀어나온 훤한 이마에 투박한 뿔테 너머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그녀를 만났다. 언제나 웃고 있었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