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생각

한승헌 변호사님을 추모하며

최철미 2022. 4. 23. 18:58

한승헌 변호사님께서 며칠 전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변호사님은 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셨고 군사독재 하에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셨을 때 한 동안 출판사를 운영하신 적이 있다. 2014년 11월에 아버지 추모문집의 원고를 보내드렸더니 다음과 같이 회신을 주셨다.

"무어라고 부를까? 철미 씨? 철미 님? 그냥 철미?
반갑고 반갑습니다. 내 사랑하는 벗의 사랑하는 딸!
30년 후에 나오는 이 추모의 문집을 접하고 아버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고 감동하실까. 철미 씨의 효성어린 착안에 칭송을 보내며, 실린 글들이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마음이 먹먹했어요.
<한겨레>에 실렸던 내 글, 이 귀한 책에 한축 끼워주시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회답이 좀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서울에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립니다.
안녕!
(경향신문 매주 월요일 치에 연재물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심심파적 삼아 열어봐주셨으면.....) "

서울에 도착해서 연락을 드렸더니 프레스센터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도 사주시고,
추모문집 출판기념회에도 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빈소에 조문도 가지 못하고 죄송한 마음에 한 변호사님 카톡에 이렇게 남겨 놓았다.
"한 변호사님께, 며칠 전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도와주셨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늘 송구한 마음입니다. 천국에서도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껏 도와주실 것을 믿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한승헌 변호사님의 수고가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는 날이 곧 오기만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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