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102

오늘은 백가쟁명 [막뒤의 삐에로 (下) ]

□ 오늘은 백가쟁명 번역이 서투른 것은 주체의식이 강한 때문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레코드와 음악전표는 한국의 야당 따로따로 놀 듯 통합되지 않는 적이 많았다. 정정은 아무래도 명예롭지 못한 일, 더구나 아나운서가 희생타를 치는 셈이 되지 않는가? 어느 날 아침, 곡목을 두 번이..

악치의 미학 [막뒤의 삐에로 (下) ]

□ 악치의 미학 「예악사어서수」까지 멀리 갈 것 없이 근착 외전을 보면 바나나도 음악을 들으면 성장이 빠르고 열매가 크다고 하는데 방송국에는 의외에 악치들이 있었다. 「차이코프스키 작곡」이「챠이코프스키 작키」로 미끄러져 나간 것은 운수업은 하고 싶은데 부속품 살 돈이 ..

냉한삼두의 이사 [막뒤의 삐에로 (下) ]

□ 냉한삼두의 이사 장비에게 가마를 태운 사람은 이밖에도 많다. 타계한 이순길 씨는 종교합창 시간에 들어가「역려과객 같은 사나이」를『역려과,객같은 사나이』로 분절해 버려 혼성합창을 소성 합창으로 만든 일이 있다. 정말 역려했던 그는 요단강에 투신해 버렸지만 성경 구절 안..

곡차를 싫어하는 마이크로폰 [막뒤의 삐에로 (下) ]

□ 곡차를 싫어하는 마이크로폰 풍년 든 해의 정원 초하루, 신인 아나운서 송석두 씨는 사무실을 곁눈질하며 곧장 스튜지오로 출근을 했다. 도소주 몇 잔에 얼근해진 그의 얼굴은 동구라파처럼 적화되어 있었다. 9시 15분의「명곡감상」을 자원한 그는 얼얼한 손끝으로 디스크를 돌렸다. ..

테로 독주와 머리 빠진 삼손 [막뒤의 삐에로 (下) ]

□ 테로 독주와 머리 빠진 삼손 지각 45분의 최고기록 보유자인 임택근 씨, 그의 데뷔는 화려했지만 약간의 공포를 수반했다. 첫 방송의 감격적 스타팅을 가족과 친지에게 알리고 고등고시 보는 사람 법조문 따로 외듯 아나운스 멘트를 줄줄이 암송했다. 전봉초 씨의 첼로독주와 합창. 늘..

아베베의 선조 [막뒤의 삐에로 (下) ]

□ 아베베의 선조 한희동 씨가 선배 윤용로 씨와 숙직을 했던 어느 겨울 일요일 아침, 자명종이 울린 다음에도 두 사람은 꿈의 미로에 빠져있었다. 종교음악이 거의 끝날 즈음, 수위가 깨우는 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그들은 스튜디오까지 반 나체 경주, 1착은 윤용로 선배, 2착은 물..

개명 뉴스 [막뒤의 삐에로 (下) ]

□ 개명 뉴스 은 30에 RABBI를 넘겨 준 이스라엘 사람처럼 신문은 그를 미워했다. 이기붕 선생에게 선거구를 양도한 연윤희 정객… 표를 던질 사람들의 여망에 등을 돌린 그의 어릿광대짓은 전혀 타율에 의한 것이긴 했다. 그 타율을 신문이 맹타하자 관영방송은 충성스럽게도 반격을 시도..

리퀘스트의 이창 [안테나 밑 유사]

□ 리퀘스트의 이창 일방통행이던 라디오가 리퀘스트의 문을 넓히자 청취자는 이를 또 교신의 구름다리로 삼았다.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그 음향 화된 편지는 감상적인 멜로디로 포장되어 원시감정을 자극한다. 이 멜로디의 편지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신비… 더구나 그 내밀한 ..

대리근무 이변 [안테나 밑 유사]

□ 대리근무 이변 대리투표 싫어하는 야당 못지않게 아나운서들은 대리근무를 기피한다. 반드시 사고가 난다는 징크스가 따르기 때문이다. 환갑집에 초대되어 고량주 한잔에 얼굴이 닳아 오른 아나운서는 라이락 덮인 성공회 골목을 어슬렁거리다 방송국에 들렀다. 『잘됐어 미스터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