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102

외로운 베르테르의 모정 [안테나 밑 유사]

□ 외로운 베르테르의 모정 귀엽고 발랄했던 청년 이강석은 남산연주소를 오르내리는 동안 큐피드의 화살을 맞았다. 거의 사계에 걸치는 동안 이 귀하신 몸의 가슴에 모정의 꽃피는 나무를 자라게 한 아가씨는 민병연이라는 평민의 딸, 해맑은 얼굴, 넘쳐흐르는 천진, 기계와 같은 정확..

기념식의 징크스 [안테나 밑 유사]

□ 기념식의 징크스 이승만 박사와 이기붕 선생이「락성식」에 납신 그 날의 남산연주소는 안팎으로 한랭전선이 머물었다. 1958년 12월 18일, 분수 터에 빙화가 피어난 영하의 날씨, 경호원이 쳐놓은 싸늘한 피켓트 라인… 추위와 긴장에 저항하듯 실내의 스팀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

르네상스와 목소리 대통령 [안테나 밑 유사]

□ 르네상스와 목소리 대통령 미군이 인천에 상륙했던 9월 8일, 승리자의 가벼운 군화소리를 무거운 알마이트 녹음기에 수록했던 일을 만당은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제 2 방송과는 인천까지 가서 역사적 사건을 녹음방송하려고 서둘러 나는 부평 통과를 허가하는 완장을 청구하러 용..

혼돈 속의 자폭결의 [안테나 밑 유사]

□ 혼돈 속의 자폭결의 제 4전선의 사령탑인 방송국은 국가안위가 흔들릴 때 격랑을 탄다. 8.15후의 무정부상태에서 방송국을 적산마냥 접수하겠다는 단체가 갈가마귀떼 같이 모여들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치운동의 선수로 출전했던 이데올로기 광풍의 계절, 소위 인민공화국의 황당무..

연주와 송신의 메카니즘 [안테나 밑 유사]

□ 연주와 송신의 메카니즘 예광탄이 밤하늘을 찢고 대포가 야수처럼 으르렁댔다. 6월 28일 오전 0시…초침과 더불어 적은 가까이 왔다. 국방부의 통제 하에 정훈장교들의 시낭송과 음악을 흘리던 HLKA는 적재정량 3톤 반의 트럭에 실렸다. AM송신기를 분해하던 엔지니어는 연희송신소에 마..

저돌하는 시한폭탄 [아나운서의 적]

□ 저돌하는 시한폭탄 원고 없는 대담이나 즉시 묘사에서는 아나운서의 두뇌가 투시된다. 『전공하신 학과는?』 『사회학과에요.』 『그럼 앞으로 사회사업 하시겠네요? 불쌍한 사람들을 많이많이 도와주세요.』 사실 제일 먼저 도움을 받을 대상자는 바로 질문자 자신이었는지도 모른..

무답회에 권수합니다 [아나운서의 적]

□ 무답회에 권수합니다 웨버 작곡「Invitation to waltz」는 전치사「to」를「에의」로 번역할지 그냥「의」로 줄일지, 조사사용에 말썽이 많았는데 신인 Y와 그의 후배 H는 우선 한문을 오독해서 합성어를 만드는데 협력했다. 뉴 페이스들은 먼저 간단한 음악 소개로 심장을 강화시키는 게 ..

살아서 돌아오라 [아나운서의 적]

□ 살아서 돌아오라 성인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이 오답 자들은 물론 낙엽처럼 떨어져 갔겠으나 그 망령은 아직도 합격자의 영광을 침노하고 아나운서의 명예를 갉아 먹는다. 『본 방송국에서는 외신번역사를 모집합니다. 응모자격은 병역을 필한 대한민국 남자, 과목은 영문국탁 국문..

기답 씨네마스코프 [아나운서의 적]

□ 기답 씨네마스코프 3개 부문에 296명의 학자들이 응시해서 경쟁률은 평균 8대 1, 이 가운데 아나운서 지망자들이 펼쳐 놓은「충천연색 씨네마스코프」의 진기한 해답은 일종의 유모어 사전이다. ·선고 글자 그대로「먼저 생각하는 것」이 가장 많고「옛날 어른들의 생각」이라고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