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증언대의 앵무새> 책 머리에

최철미 2015. 6. 14. 07:32

-증언대의 앵무새-

 

 

<책 머리에>

 

역사의 기술자는 언제나 각광의 그늘에서 화려한 주역들을 응시한 문약한 인간이게 마련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집산지인 방송국에 젊음을 건 사람들에게 역사는 참으로 격랑이었고, 우리는 소리 없는 절규로 저항하며 살아 왔다.

한국방송사가 출간되기 훨씬 적인 1960년대에 정사에 도전하려는 뜻을 품고 사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방송의 요람인 JODK가 자리했던 정동은 6·25에 회진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의 치기였는지도 모르고 또 아나운서라는 좁은 시각 때문에 전체를 포괄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토막 난 단편들을 허트러진 목걸이의 구슬을 다시 줍듯 꿰어서 월간지 여상에 읽을거리 중심으로 13회 연재하며 하나의 체계를 부여하려 했지만 많은 유루와 착오가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무슨 보약이라고 재탕해 내놓느냐는 나무람이 계시겠지만 TV시대의 입구까지 방송의 원류인 라디오의 상고설화에 흥미를 갖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다행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시제도 1967년 초판 발행 때 그대로 두어 지금은 동떨어진 시대적 상황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하나의 기록을 보존하려는 뜻으로 개정증보하기 않았다.

이 낡은 파토스를 다시 책으로 펴내주신 대광문화사와 김해성 박사에게 감사하며 제현의 질정을 바랄 뿐이다.

 

1982년 12월 일

지 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