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기도
누구 하나 날 찾는 이가 없어도 외롭지 않아
기도하는 두 손은 언제나 당신을 향해 포개졌기에
꽃아서 받쳐 줄 촛대 하나 찾지 못했어도
純白의 믿음으로 그저 곧게만 서 있었더니
당신께서 당겨 놓은 작은 불씨하나
내 영혼에 밝힐 때마다
온몸으로 마음살을 앓으며 견뎌온 내 젊은 날들이
그저 따뜻한 눈물로 녹아 내리는 것을
가느다란 심지가 숨죽여 타들어갈 때마다
나도 조금씩 팔랑이며 죽어가는 소리
작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내 남은 나날들을 밝히게 하소서
4-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