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촛불의 기도

최철미 2013. 12. 4. 08:48

 

 

촛불의 기도

 

누구 하나 날 찾는 이가 없어도 외롭지 않아

기도하는 두 손은 언제나 당신을 향해 포개졌기에

꽃아서 받쳐 줄 촛대 하나 찾지 못했어도

純白의 믿음으로 그저 곧게만 서 있었더니

 

 

당신께서 당겨 놓은 작은 불씨하나

내 영혼에 밝힐 때마다

온몸으로 마음살을 앓으며 견뎌온 내 젊은 날들이

그저 따뜻한 눈물로 녹아 내리는 것을

 

 

가느다란 심지가 숨죽여 타들어갈 때마다

나도 조금씩 팔랑이며 죽어가는 소리

 

 

작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내 남은 나날들을 밝히게 하소서

 

 

4-8-96

 

'딸, 철미의 시모음 > 눈물로 쓴 아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부의 노래  (0) 2013.12.04
진주의 노래  (0) 2013.12.04
촛불의 노래  (0) 2013.12.04
포도알 연가  (0) 2013.12.04
민들레의 노래  (0)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