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윤경이의 친구들에게

윤경이의 친구, 지윤씨에게

최철미 2014. 7. 29. 10:48


지윤씨,
엊그제 주말에 윤경이 산소에 다녀왔어요.
한두 시간이면 가는 거리에 산소가 있는데도 거의 십 년 만에 찾아갔어요.
윤경이의 산소를 보면 정말 이 세상에서 윤경이가 없어진 것 같아서요.
윤경이가 날 "언니이' 하고 부르던 어리광 서린 애띤 목소리, 소리 없이 씩 웃는 미소......
윤경인 아직도 이렇게 생생하게 내 기억 속에 살고 있는데,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는데......

마침 몇 마리의 사슴이 산에서 내려와 놀고 있다가 우리를 보고 금세 달아났어요.





푸른 산과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한 곳이에요.
미국에서는 산소에 봉분이 없이  평장을 해요.  푸른 잔디밭이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곳이에요.

군데군데 꽃묶음도 보이고, 풍선도 보이고, 바닷바람에 돌고 있는 바람개비도 보이더군요.

남편이 앞으로는 자주 찾아오자고 하더군요.  (우리 남편도 형이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아들 아이에게 말해 주었어요. "윤경이 이모 산소야. 지금은 천사가 되어서 우릴 지켜 주고 있단다."


다음 번에는 예쁜 바람개비를 갖고 와서 꽂아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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