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에 관한 방송 기사 모음

조선일보 서기 1968년 1월 23일 에피소드로 엮어진 방송사 최세훈 저 「증언대의 앵무새」

최철미 2014. 5. 4. 12:39

조선일보 서기 1968년 1월 23일
에피소드로 엮어진 방송사
최세훈 저 「증언대의 앵무새」

『1928년 1월1일 오전2시, 신년축하 프로그램에 꾀꼬리 소리를 내려는 기발한 특집이 기획되어 한 마리의 불쌍한 꾀꼬리가 제야부터 몇 겹의 담요를 새장에 두르고 원단을 기다렸다.』아침이면 우는 꾀꼬리의 습성을 이용, 담요를 둘러 암전했다가 용명을 하면 꾀꼬리는 새벽이 온 것으로 착각해 올 것이라는 연출 플랜.
『살로메의 7색 베일처럼 담요가 서서히 벗겨졌다.』 그러나 『꾀꼬리는 울기는커녕 배시시 웃었다…면 거짓말이고, 장 루이 말로처럼 몸짓만 했다』
『수동식 시보를 울리던 근시 아나운서가 시계를 잘못보고 12시 1분전에 울린 다음 아차 12시 1분 인줄 알고 정정 방송했다가, 다시 정정을 하며 시보를 두 번씩 울린 일, 정월 초하루도 소주에 얼근해진 아나운서가「명곡감상」프로에서 드보르작의「신세계」를 틀어 놓은 채 잠이 들어버린』얘기.
(그 아나운서는『음악이 참 황홀 합니다요! 그래서…』라는 변명을 했다.)
「증언대의 앵무새」는 에피소드를 통해 본 한국방송사다.
「막뒤의 삐에로」「갈채의 뒤안길」「고유명사의 입술」「말의 화가」「현장의 메아리」등 13장으로 분류하고, 다시 그것을 98개의 얘기로 나누었다. 그 작은 얘기들 안에 또 작은 딴 얘기들이 곁들인다. 6·25때 그 이전의 방송관계 사료가 될 기록은 거의 불타버렸는데 저자는 14년간의 아나운서생활을 통해『잿더미에 묻힌 역사를 갱부처럼 파헤쳐』이 수많은 삽화를 모아 엮었다.
『음성과 음향과 음악의 꽃잎을 하늘위의 에텔이 실어 나른다. 진공의 유리관에 풍매화처럼 피는 라디오…』

허두에 이런 권두시(부분)가 있다. 최세훈씨는 MBC아나운서 실장이며 61년「자유문학」의 추천을 받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