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에 관한 방송 기사 모음

대한일보 서기 1968년 1월 25일 (수요일) 수필체『증언대의 앵무새』 최 세 훈 씨

최철미 2014. 5. 4. 12:45


대한일보 서기 1968년 1월 25일 (수요일)
수필체『증언대의 앵무새』
최 세 훈 씨

「아나운서」이자 시인인 최세훈 씨가 방송계의 후일담을 주로해서 엮어 쓴『증언대의 앵무새』를 내놓았다. 방송에 얽히는 사료는 그 자체가 순간성이란 특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소멸되기 쉬운 것을 씨는「마이크」를 통한 흘러간 애환의 역사를 은밀한 가운데 「메모」해두기 10수년.  토막진 단편적인 사료를 처음으로 꿰어서 구슬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한국방송의 정사를 쓴다는데 도전』하려고 했지만『6·25로 정동이폐허로 돌아가고 자료수집이 어려운데다가 그때그때의 시대적 공간적 분위기며 정황의 파악이 어렵고 또한 일관된 사관을 부여하는데 벅찬 것을 느껴 이렇게 가벼운「터치」로 썼다』고─ 이를테면 자기의 미력을『가벼운「터치」』로 겸양해하지만 씨의 문장력은 약간의 과잉된 문식투를 빼고 나면 방송인으로서 씨가 가진 비중에 못지않게 「유니크」하다. 어쨌든 표현이 씨 나름으로 길들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육체노동에 종사』해 온 것으로 엷은 자비를 내뱉지만 그러한 이력과는 아랑곳없이 정신노동의 소치라 할 수 있는 씨의 문장이야말로 오랜 수련과 은공의 보답인 듯 빛이 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집산지』인가 하면『각광의 그늘』이라고 씨가 표현한『방송장』은 그리하여 씨의『성실한「메모」』와『알뜰한 문장』에 의하여 보다 체계 있고 재미있는 사료의 일단으로서 남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