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믿음의 축복

몽당 연필

최철미 2013. 12. 4. 09:45

몽당 연필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몽당 연필을 주웠어. 중간이 밟혀서 부러졌는지 속살까지 훤히 들여다보여. 그래도 쓸 수 있는 걸. 연필심이 다 닳을 때까지 나는 쓸테야, 아니 쓰일테야.

연필은 깎여야 그 심으로 글을 쓸 수 있지 않니. 나도 내 스스로 나를 깎아서 주님을 찬양하는 글을 쓰며 살래. 내 남은 나날들을 그분을 찬송하는 詩를 쓰며 살꺼야.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고여. 다시 내게 그 귀한 詩語들을 허락하심이 너무 기뻐서, 난 그만 울어버리고 말아. 그렁그렁한 내 눈물이 바짝 말랐던 내 詩心을 방울방울 적셔주고 있어.

내 어릴 적 할머니의 기도와 할아버지의 찬송이 결코 헛되지 않음이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믿음의 싹이 다시 움트고 있음이야. 십년이 넘는 긴 가뭄에 말라죽은 줄만 알았던 내 신앙의 꽃을 다시 피우려 하심이야. 평생 주님을 사모하던 내 아버지의 소망을 곧 이루려 하심이야. 나는 너무 행복해서 또 울어버려.



3-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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