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에 관한 방송 기사 모음

정오뉴스 목소리를 가다듬어라 DBS 전영우 MBC 최세훈 KBS 이광재 TBC 박종세

최철미 2014. 5. 18. 10:43


정오뉴스
목소리를 가다듬어라
「골든·아워」에 몰리는 거물급
구슬땀 흘리며 경쟁
선후배 숙명 같은 대결
기량보다 인간성에

DBS 전영우 MBC 최세훈 KBS 이광재 TBC 박종세

◎ 낮 12시─。하루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치 계란의 노른자위와도 같은 시간이다。언제부터인지 국내 각「라디오」방송국에서는 이 시간「뉴…스」만은「아나운서」실장들이 맡아 각자의 기량을 총동원, 열기를   쏟아내고 있다。보다 정확한「뉴스」를 보다 빨리, 보다 많은 청취자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벌이는 각 방     송국의 치열한 보도전쟁─。그  얘기를 모아본다。 ◎

15년만의 출세?

요즘에는 무슨 방송국하면 아무개「아나운서」할 만큼 마치 각 방송국의「트레이드·마크」처럼 돼버린 이들 쟁쟁한「아나」실장님들─. 동양의 박종세씨, KBS의 이광재씨, 문화의 최세훈씨, 동아의 전영우씨는 모두가 비슷한 연세에다 KBS출신의 선후배관계. 전영우씨가 최세훈씨보다 두 달쯤 앞서서, 그보다 아홉 달쯤 늦게 박종세, 이광재 양씨가「아나」생활을 시작, 결국『그 때 그 사람』들이『지금 이 사람』들이 되어 15년 만에 모두 출세(?)를 한 셈이다. 더욱이 박종세씨는 전영우씨보다 경복, 0대에서 1년씩 후배이고─.
「아나운서」사회란 그 어떤 곳보다도 선후배관념이 철저한 곳이라 자칫 선배를 선배 대접 않았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고 건방지게 굴다간 언제고『당하게』마련. 그렇다고 내면적인 경쟁심마저 사라지는 건 결코 아닐 터이므로, 이제는 어엿한 각 방송국「아나」실장이 된 이들 네 사람 사이에는 공과 사의 갈림길에서 일어나는「델리키트」한 관계가 생기게 된 듯─.
사석에서는 그렇게도 다정하지만 방송경쟁에서는 누구에게나 지고 싶지 않은 심정. 그래서 정오「뉴스」라는 광장에서 숙명적인 대결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른다.
정오「뉴스」는 동양과 동아가 각각 12시부터 20분간, 문화는 11시 40분부터 정오까지, KBS가 12시부터 15분간, 그날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사건들을 전달해주는데, 전국적인 방송망을 갖고 있는 KBS와 문화는 그 시간 중 일부를 지방 국에 넘겨주어 이중경쟁을 하고 있는 셈.
그러나 가장 불꽃 튀는 싸움은 동양과 동아의 보도경쟁이다.

보도전쟁에 앞장

신문과 달리 방송보도에 있어 20분이면 굉장히 길고 귀한 시간인데, 선두를 문화에 양보한 채 비슷한 가청지역을 갖고 있는 동양, 동아로서는 같은 시간에 어느 방송이 더 나은「뉴스」를 내느냐 하는 건 일선 기자나「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방송국 자체의 사활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양쪽 다 12시가 가까워오면 아연 긴장, 신경을 곤두세운다. 「뉴스」의 내용이야 취재기자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만 전파를 타고 청취자의 귀에 옮기는 역할을 맡고 있는「아나운서」들에겐 남보다 훌륭하게, 명랑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을 것은 당연한 사실─.
하지만 이들이 원고를 받아들었을 때는 미리 한번쯤 읽어볼 시간이라곤 전혀 없는데다가 그 원고라는 것도 사건의 현장에서 전화로 불러대는 기사를 분초를 다투며 받아 적은 것이라 난잡하기 이를데 없는 것. 때로는『한창 읽고 있는 중에 뛰어 들어오는 새로운「뉴스」, 이럴 땐 불발탄을 가슴에 품은 것 같은 불안감에 구슬땀이 절로 흐른다』는 것이다.

독특한 경지개척

그래도 청취자에게는 조금도 그런 흔적을 보이지 않기 위해선 그 무언가 이미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
동양의 박종세씨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으로, 동아의 전영우씨는 중후한 목소리와 회화조의「뉴스」로 정평이 있는가하면, 예리하게 파고드는 듯 한 최세훈씨와 박력과, 호소력으로「어필」하는 이광재씨, 이들 모두 스스로의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그런데「뉴스」에서와는 달리「스포츠」중계에서는 분야가 뚜렷이 갈라지고 있다. 야구를 빼논 어떤 종목의「스포츠」중계라도 뛸 수 있다는 이광재씨, 야구에 박종세씨, 축구라면 전영우씨인가 하면 최세훈씨는 전연「스포츠」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민방이 여럿 생김으로써『제 2의 임택근』이 탄생할 수 있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 이고 보면 각 방송국의「아나」실장경쟁도 어디까지나 선의의 경쟁에서 출발하여 발전을 기약하는 좋은 현상일 듯도 한데.
한때 좋은 목소리로 빠르고 정확한 발음만 할 수 있으면 잘하는「아나운서」라고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인제는 그런「테크닉」뿐만 아니라 인간의 개성을 지향하여 인간의 소리를 뿜어냄으로써 듣는 이로 하여금『생명감이 흘러넘치는 생활』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아나운스먼트」가 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대하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