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1984년 10월 31일 - 한국을 떠나던 날

최철미 2014. 6. 15. 11:53

(1984.10.31)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계절의 모든 괴로움을 잊어버리고 나는 낯설지만 새로운 계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의 관념 밖에서 생소했던 것들이 서서히 밀려옵니다. 나는 부딪힙니다. 거세게, 하지만 보이지 않게 부딪힙니다. 그러면서 나는 시간이라는 압박 속에 점점 초조해져갑니다. 아. 희미하게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새어나옵니다. 갑니다. 나는 갑니다. 모든 것을 남겨두고 갑니다. 안녕 Korea. 안녕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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