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1984년 3월 4일

최철미 2014. 6. 15. 11:54

(3.4)
오늘은 오래간만에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단순한 재미를 보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지만, 복잡한 감정을 떨쳐버리고만 싶었다. 내가 자주 드나드는 극장엔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재 상영되는 영화한편을 즐길 수 있다. 요즘 영화들은 대게 구성이 그렇고 그렇지만 머리 가득히 꿈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인생도 영화처럼 되어야만 할 것 같았다. 금주 상영프로는 성룡, 홍금보 주연의 <오복성>이었다. 한참동안 배를 쥐고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정말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된 것만 같았다. 올해 들어 그렇게 큰 소리로 그렇게 오랫동안 웃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이제 현실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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