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소망의 노래

당신께서 아니 계시면

최철미 2013. 12. 4. 09:56

당신께서 아니 계시면


일러주지 않으셔도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아니 계시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제가 지고 가는 짐들이 너무 무거워서

그만 팽개치고 달아나 버리고 싶을 때도 많지만

당신께서 거들어 주시는 까닭에

길지 않은 여정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내리쉬는 한숨이 안개처럼 깔려와서

제 시야를 흐리게 할 때도 많지만

당신께서 내미신 손을 잡으면

보이지 않는 길도 쉬이 갈 수 있습니다

 

너무 지쳐 고단할 땐

당신의 어깨에 헝클어진 머리를 기대고

깊은 잠이 듭니다.

그러면서 나는 꿈을 꿉니다.

이 곤고한 길을 마치게 되는 그 날을




9-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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