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102

왜 이래 왜 그래 [고유명사의 입술]

□ 왜 이래 왜 그래 「경성」이라는 굴욕적인 이름씨를 의식적으로 기피한 김도태 씨는 금지된『우리 서울』을 끝끝내 사용하며 언어말살에 저항했다. 윤백남 씨의 바턴을 이어 받아 역사얘기를 하던 김 옹은 언제나 천도 및 불그스레한 얼굴로 마라토너처럼 시근 벌떡 스튜디오에 들어..

묵음 박수 묵음 박수 [갈채의 뒤안길]

□ 묵음-박수 -묵음- 박수 「유모어 대학」이 중앙대학교로 출장강의를 한 것은 3월 24일, 한일협정 반대 데모로 태풍이 예감되는 기상개황 아래서였다. 총장실에 브리핑을 하러 들어간 아나운서를 임영신 여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 시국에 학생들을 자극해서는 안돼요!』 그 때..

진짜 말랑말랑한 것 [갈채의 뒤안길]

□ 진짜 말랑말랑한 것 『웃으면 살찐다』는 존슨의 말과는 반대로 웃기면서 살이 찐「퀴즈 열차」의 여객전무 임택근 씨가 해외에 파견되었을 때 임시 여객전무 하나가 근무했다. 「스톱·퀴즈」의 한국판인「퀴즈열차」는 해답에 자신이 있으면 기차를 정거시킨다는 형식, 대학생 하..

초야같이 떨리던 날 [갈채의 뒤안길]

□ 초야같이 떨리던 날 웃음 앞에 적이 없다지만 웃기려다 강적을 만나 고전을 한 아나운서도 있었다. 민간국의「노래자랑」, 여성 출연자에게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을 물었다. 『넉자로 된 직업이에요.』 『넉자라면 장의사장은 아니겠고…』 방청석에서 누군가. 『아나운서! 아나운..

아 오리알 먹죠 [갈채의 뒤안길]

□ 아 오리알 먹죠 그 동대문시장의 상혼이 침노하기 전 어느 겨울 이우춘 이라는 할머니는「아마추어 쇼」에서 작자 미상의 노래「안중근 의사사기」를 불렀다. 북만주의 독립투사였던 아버지에게서 배워 아이들에게도 가르쳤다는 그 노래는 사뭇 사설시조, 가족은 6.25때 이산, 지금은..

이팅·엔드·슬리핑 양 [갈채의 뒤안길]

□ 이팅·엔드·슬리핑 양 학생상대의 퀴즈를 사회하던 깡마른 강익수 아나운서를 하이틴들은 그들의 슬랭으로 KBS라 불렀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부러운 체구였을까? KBS홀이라는 약칭을 자기류로 더욱 생략해서 KB홀로 부르던 강익수씨는 ON AIR의 붉은 등 아래서도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