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은 복흥 [고유명사의 입술] □ 부흥은 복흥 조병옥 박사는 방송실에서도 야외 강연처럼 볼륨을 높였다. 노호하는 듯 한 어조로「새해의 설계」를 녹음하던 조박, 경제부문에 이르러「부흥」을『복흥』이라고 발음했다. 신입 프로듀서는 녹음기를 정지시키고 공손히 머리 숙였다. 『선생님, 부흥이 옳지 않을까요?..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연사 고장 [고유명사의 입술] □ 연사 고장 태평양 전쟁이 시작 된지 열 하루째, 홍콩 함락을 축하하는 강연에 매일신보의 서춘 씨가 뽑혀 나왔다. 전승 축하연에 끌려가 너무 마신 연사는 짐짓 실신상태였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황군은…승승장구…홍콩을…함락 시켰습니다….』 혀 꼬부라진 첩보 몇 마디를 ..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왜 이래 왜 그래 [고유명사의 입술] □ 왜 이래 왜 그래 「경성」이라는 굴욕적인 이름씨를 의식적으로 기피한 김도태 씨는 금지된『우리 서울』을 끝끝내 사용하며 언어말살에 저항했다. 윤백남 씨의 바턴을 이어 받아 역사얘기를 하던 김 옹은 언제나 천도 및 불그스레한 얼굴로 마라토너처럼 시근 벌떡 스튜디오에 들어..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제 3의 괴물 [고유명사의 입술] □ 제 3의 괴물 벙거지 위에 중산모를 쓰고 다닌 월남 선생도 그 날은 의관을 정제하고 사진틀 같은 송화기 앞에 섰다. 『이제로부터 여러분이 기다리시고 기다리시던 조선일보사주최무선전화방송 공개시험이 시작 되겠습니다. 먼저 본사 사장 이상재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있겠습니다...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묵음 박수 묵음 박수 [갈채의 뒤안길] □ 묵음-박수 -묵음- 박수 「유모어 대학」이 중앙대학교로 출장강의를 한 것은 3월 24일, 한일협정 반대 데모로 태풍이 예감되는 기상개황 아래서였다. 총장실에 브리핑을 하러 들어간 아나운서를 임영신 여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 시국에 학생들을 자극해서는 안돼요!』 그 때..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진짜 말랑말랑한 것 [갈채의 뒤안길] □ 진짜 말랑말랑한 것 『웃으면 살찐다』는 존슨의 말과는 반대로 웃기면서 살이 찐「퀴즈 열차」의 여객전무 임택근 씨가 해외에 파견되었을 때 임시 여객전무 하나가 근무했다. 「스톱·퀴즈」의 한국판인「퀴즈열차」는 해답에 자신이 있으면 기차를 정거시킨다는 형식, 대학생 하..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초야같이 떨리던 날 [갈채의 뒤안길] □ 초야같이 떨리던 날 웃음 앞에 적이 없다지만 웃기려다 강적을 만나 고전을 한 아나운서도 있었다. 민간국의「노래자랑」, 여성 출연자에게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을 물었다. 『넉자로 된 직업이에요.』 『넉자라면 장의사장은 아니겠고…』 방청석에서 누군가. 『아나운서! 아나운..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아 오리알 먹죠 [갈채의 뒤안길] □ 아 오리알 먹죠 그 동대문시장의 상혼이 침노하기 전 어느 겨울 이우춘 이라는 할머니는「아마추어 쇼」에서 작자 미상의 노래「안중근 의사사기」를 불렀다. 북만주의 독립투사였던 아버지에게서 배워 아이들에게도 가르쳤다는 그 노래는 사뭇 사설시조, 가족은 6.25때 이산, 지금은..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창부와 신부 [갈채의 뒤안길] □ 창부와 신부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공약수를 파악하고 자기 기능의 공배수를 플러스 한다는 대전제, 정열적인 주관자이며 냉철한 객관자라는 자세, 명쾌, 스피드, 친절, 위트라는 기조 등 대중포용 기술의 이론을 터득하기에 앞서 숙련된 쿡크와 같은 천분이 문제였다. 「세 개..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
이팅·엔드·슬리핑 양 [갈채의 뒤안길] □ 이팅·엔드·슬리핑 양 학생상대의 퀴즈를 사회하던 깡마른 강익수 아나운서를 하이틴들은 그들의 슬랭으로 KBS라 불렀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부러운 체구였을까? KBS홀이라는 약칭을 자기류로 더욱 생략해서 KB홀로 부르던 강익수씨는 ON AIR의 붉은 등 아래서도 천.. 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책, 증언대의 앵무새 201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