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 최세훈 시인의 시모음

구전신석 (口傳新釋)

최철미 2013. 12. 4. 11:00

口傳新釋 (구전신석)



 

이브의 빨간 혓바닥을

능금으로 아드득 깨무는 獄夜 (옥야)......

慾望 (욕망)은 짧았는데 밤의 꼬리는 너무 길다

 

배암의 잘못이 아니다

한밤이 되어 대강이를 으깨며

鍾(종) 울린 짐승이 날아와도

鐘閣 (종각)은 불탔고

쇠북은 찢기워 殘錢 (잔전)이 되었다

 

이마에 땀흘리는 업고 등에 지고

이빨이 허전한 全芻類 (전추류)*  




어제와 내일의 비늘 돋친 몸둥이에

칭칭 휘감겨 곤두박질 치는 것도

 

배암의 잘못이 아니다

 

숨을 쉬는 罪(죄)다

   

- 1960년


- 주간 방송, 1962년

*이빨이 허전한 전추류(全蒭類)  (꼴 추 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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