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30년이 된다...... 결코 길지 않은 50평생 중 30년을 방송에 몸담았던 아버지......살아계셨더라면 올해 한국 나이로 80세가 되셨을 아버지.......한국 나이로 50세가 된 나......
3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버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춘하추동 방송' 블로그를 하시는 방우회 이사 이장춘님과 '아나운서 통사'를 쓰신 광운대 김성호 교수님.
지난 달에 한국을 방문하여 이 두 분을 뵙고왔다...http://blog.daum.net/jc21th/17781927
11년만에, 연로하신 고모님을 찾아뵈러 나간 고국이었다. 전주에 살고 계신 마리아 고모님은 올해 만 86세로, 어머니 없이 자란 우리들에겐 어머니같은 분이시고, 돌아가신 아버님의 병간호까지 해 주신, 정말 고마우신 고모님이시다. 친정이 없는 나에게 마리아 고모님댁은 친정집 같은 곳이다......
한국에 나간 김에 두 분께 전화를 올렸다. "저희 아버님을 추억하는 좋은 글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장춘님과 김성호님께서 꼭 만나자고 하셔서, 이장춘님은 11월 10일 일요일 저녁 때, 김성호님은 11월 11일 월요일 밤에 강남터미날에서 막내 동생과 같이 만나뵈었다. 서울에 사는 막내 동생을 만나기 위해 전주에서 올라오고, 다시 내려가는 길이었다. 나이도 어린 내가, 연장자인 두 분을 찾아뵙는 것이 도리였건만, 먼 미국에서 온 아버지 최세훈의 딸이라고, 두 분 다 기꺼이 강남 터미날까지 나를 찾아와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11월 11일은, 아버지께서 우리들 중에서 가장 아끼고 또 사랑했던, 동생 윤경이의 25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그날 밤, 김성호님께서 가져오신 아버님의 책, '희망의 속삭임'에 쓰인 그리운 아버지의 필체를 보는 순간, 처음 뵙는 김성호님 앞에서 그만 목놓아 울고 말았다. 아버지가, 또 윤경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였다....... 행여 고모님이나 막내 동생의 맘을 아프게 할까 봐서 윤경이의 기일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갱년기를 맞은 나의 감정기복 탓으로만 돌리며 한국 방문 내내 훌쩍이며 다녔다......
지난 해 12월 송구영신 예배 때 받은, 아니, 우리 교회 전도사님께서, "집사님, 이 말씀 가져가세요." 하시면서, 내게 건네 주셨던, 책갈피표에 적혀있는 말씀이 있다. 시편 37장 4 절에서 5절 말씀,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내 마음의 소원 - 내게 소원이 있다면, 시인이셨던 아버지께서 남겨놓은 시와 수필, 내가 그동안 써 온 시와 수필을 모아 문집을 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그 다음해에, 마치 도망이라도 오듯 급하게 와야했던 미국 이민 길. 열 권이 넘는 우리 전주 최씨 족보책은 보자기에 잘 싸서 한국에 계신 고모님 댁에 두고 왔어도, 아버지의 글과 시가 담긴 스크랩북과, 아버지의 시가 담긴 몇 권의 시집, 그리고 아버지의 사친첩은 미국에 갖고 왔었고, 내가 이사를 다닐 때마다 꼭 갖고 다녔다. 너무 일찍, 또 너무 빨리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에서였다. 그런데, 그동안 눈 코 뜰 새 없는 미국 이민 생활에 너무 바빠서 (학교와 직장, 회계사사무실과 결혼 생활, 또 애 키우기 등에 바빠서) 차분히 앉아 아버지의 유고를 정리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문집 낼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문집을 낼 시간이 된 것 같다.....
내년 여름에 아버지의 30주기와 또 아버지의 80세 생신을 기념하는 아버지의 유고 문집 겸 가족 문집을 낼 계획이다. 지금 우리 사무실 직원들을 시켜서 아버지의 원고를 정리하고, 교정을 보는 중이다. 문집을 내기 전에 이 자리를 빌어 아버지와 가족들의 시와 글을 모아 본다......
우리 아버지 최세훈 시인은 내 일생의 '화두', 나는 오늘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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