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생각

예수님의 계보

최철미 2013. 12. 16. 10:24

철미의 일기 - 12-15-13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에게는 친어머니와 새어머니가 있고, 어머니가 같은 오빠가 하나, 아버지가 같은 동생이 하나,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은 동생이 하나 있다. (나랑은 하등 상관이 없는 계부도 있긴 하지만, 여기선 생략하겠다.) 이렇게 너무 복잡한 가족사 덕분에 어릴 적부터 마음의 상처가 많았다.  대학교 때 친구인 혁이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정말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  부모님들의 방황으로 인해 빚어진 일들이라서, 나나 우리 형제들의 탓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려서부터 마음이 많이 상했던 것은 사실이다.  내 스스로 빚어낸 자격지심 내지는 열등감 때문에 내적 갈등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마,  다른 형제들도 그러했으리라 싶다.  하지만,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 탓에 친하게 지내진 못해도,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는 우리 형제들은 내겐 다 소중한 사람들이고, 소시적에는 원망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던, 지금은 원망보다는 연민과 동정의 대상인, 나의 두 어머니 역시, 하나님 보시기에는 극히 귀중한 영혼의 소유자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보여주신 완전한 '용서'는, 내가 아직도 이루지 못한, 내겐 너무 힘든 과제 중의 하나다......   


부모와 자식 사이......가장 가까운 사이라서 가장 쉽게 상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 그래서, 십계명 제 오 계명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 했는지도 모른다. 부모라는 대상은 절대로 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배우자나, 학교나, 직장과 달리,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하나님께서 선택해주신, 천륜의 대상이다...... 


오늘 들은 설교 중에서 예수님의 계보에 대한 말씀이 있었다. 아들들을 얻기 위해 시아버지와 동침한, 집요한 다말, 자신과 가족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민족을 배신한 기생 라합, 시어머니의 훈수까지 받아가며 당돌하게 연상의 보아스의 침소로 찾아갔던 이방 여인, 과부 룻,  왕의 여자가 되기 위해 간통을 불사하고, 급기야는 자신의 남편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던, 솔로몬의 어머니 밧세바......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역기능적인 계보를 가진, 부족하기 짝이 없는사람들의, 육신적인 후손으로, 이 땅에 오셨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도,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나사렛이라는 보잘 것 없는 어촌 출신 소녀 마리아가 낳은, 육신의 아버지가 없는, 혼인 외 출생자였던 것이다...... 


오늘따라, 하나님으로 시작해서 예수님으로 끝나는 계보가 실린, 누가 복음 3장과 마태복음 1장의 말씀이 내게 커다란 위로와 또 소망을 준다...... 


(우리 형제 중 가장 부모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또 아직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한, 어머니의 아들, 우리 오빠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