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생각

요셉에 대한 묵상 1

최철미 2013. 12. 24. 17:59


어제 아침, 남편이 음악 담당자 (Music Director) 로 일하고 있는 미국 감리 교회 성탄 주일 예배에 같이 갔다. 어제 아침 설교 제목은 "When Joseph is ready, Christmas is ready." 태어나서 40년 이상 교회를 다녔지만, 마리아의 남편 요셉에 대한 설교는 처음으로 들었다. 요셉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더라면, 마리아는, 그리고, 마리아의 뱃속에 있던 예수님마저도, 그 당시 관습대로 돌에 맞아 죽었을런지도 모른다.... 요셉은,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는,  성경의 진리를 정말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어린 예수님을 양육할 책임을 주셨을만큼, 요셉은 하나님 보시기에 의로운 사람이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주신 자신의 책임을 믿음과 충성으로 잘 감당하였다......그러므로, 요셉이 없이는 성탄의 기적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 지역에 있는 한인 성공회 신부님으로부터 요셉에 대한 미사 강론을 이메일로 받았다. 신부님의 마지막 우리말 강론이어서, 특별히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신부님의 허락을 받고 발췌한 강론과 link 를 함께 올린다. " 출처: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http://viamedia.or.kr/2013/12/23/1931 "

요셉은 모험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두려웠지요. 그러나 “있는 그대로” “그 사람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 말은 자신 안에 작으나마 어떤 환대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뜻입니다. 의심과 불확실성을 참고 견디기로 했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내쳐질지 모르는 마리아와 그 태중의 아기를 자신의 틈에, 의심과 불확실성의 공간을 마련하여 품었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신앙입니다. 신앙은 확실성에 대한 믿음이 아닙니다. 의심과 회의와 불확실성에 자기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것이 신앙입니다. 내쳐질지 모르는 한 여인을 향한 깊은 연민에 자신의 시선을 돌리는 결단과 행동입니다. 연약한 누군가를 자기 안에 받아들여 돕고 먹이는 일입니다. 여러분과 거듭 나누었거니와, 신앙은 연민의 시선을 자신에게서 돌려 밖을 향하는 일입니다.   이때라야 비로소 임마누엘 사건이 드러납니다. 임마누엘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처소를 마련하지 못하면, 우리는 하느님을 믿을 수도 없고, 하느님을 뵐 수도 없고, 하느님과 거닐 수도 없습니다. 하느님께 부탁하거나 기도할 수도 없습니다. 그 연약한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받아들이는 일에서 임마누엘 사건이 시작됩니다.  안타깝게도 요셉에 관한 이야기는 이즈음에 그칩니다. 물론 루가 복음서에는 예수가 소년으로 자라났을 때, 예루살렘 성전에 부모와 함께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요셉이 이름을 걸고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요셉은 성서의 무대에서 조용히 사라진 인물이었습니다. 예수의 탄생, 임마누엘 사건, 하느님이 인간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하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에, 그 사건을 받아들이고, 마리아와 갓난아기를 품었습니다. 권력을 지키기에 급급했던 폭압적이고 잔인한 헤로데 왕이 명령한 아기 학살을 피해서, 다시 한 번 연약한 마리아와 갓난아기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한 일을 끝으로, 요셉은 성서의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주낙현 신부님은 우리 아버지와 동향 사람이다.  전라도 김제......  신부님은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셨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전주에서 기전여중과 전주여고를 나왔다.  그래서, 누가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전주라고 대답할만큼 난, 전라도 전주 사람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장차 돌아갈 본향도 같다...... 나랑 같이 일하는 순희자매가 나가는 성공회의 신부님이시다.  신부님께서는 곧 새로운 사역지로 떠나실 예정이다.  새로운 사역지에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많은 사역들을 잘 감당하시길 기도하며, 좋은 말씀을 나눠주심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우리 순희자매가 신부님께서 뿌려주신 말씀의 씨앗을 잘 심고, 또 가꾸어 나가길, 그래서 많은 열매를 맺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