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에 관한 방송 기사 모음

KA 아나운서실의 일기 동아일보 1962년 1월 16일

최철미 2014. 5. 4. 11:16


KA 아나운서실의 일기
동아일보 1962년 1월 16일
-『올빼미』눈 같은『렌즈』앞에서 미소 짓고 “장님을 위한 예술”에서 벗어나다 -

KBS가「장님을 위한 예술」에 피어리어드를 찍은 지난 해 31일부터 아나운서들은「텔레비젼」라는「마법의 창」가에 서게 되었다.

남산 길 중턱을 진자처럼 왔다 갔다 하는 형이하의 고통도 크지만「마이크」와「카메라」라는 두 애인과 협상해야 하는 형이상의 고민도 적지 않다.
축첩자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체험하게 된 것이다. 올빼미 눈깔 같은「렌즈」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런 몸짓을 해야 하되 위선자의 것이 아닌, 그리고 조작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단서가 아직 온몸에 찰싹 붙지 않는다. 강 건너 불처럼 보였던 연기의 수련이 이제는 당연한 과제가 되었다.

어쨌든 이발소 양복점과 더 친근해져야 하겠는데 25일에 먹는 부채과자는 그대로 얇다.
「괴테」가 참 말 잘했지, “화폐는 악마가 만든 것이다”라고….




악천후를 무릅쓰고「D·데이」를 정한「아이크」의 역사적 결단 같은 것을 임택근 아나운서는 금년에 내릴 것이라고 연두사처럼 발표했다.
목적지는 미정이지만 그는 다음과 같은 속담 때문에 아직껏 천기만 보고 있었다.
『좋은 여자와의 결혼은 폭풍우 속의 항구 같지만 나쁜 여자와의 결혼은 항구 속의 폭풍우 같다.』

 - 훈 -  (아버지가 쓰신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