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rest, I rust." 이 말은 유명한 성악가인 Placido Domingo 가 한 말이다. 그는 만 73세로 LA 오페라의 단장이며 현역 오페라 가수이다. 지난 달 Memorial Day 연휴에 Placido Domingo 가 주연으로 나오는 오페라 타이스 (Thais) 를 보고 왔다. 소싯적에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다는 우리 남편은, 불행히도 천식때문에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오페라광 (opera nut) 이 되었다. 워낙 표가 비싸서 자주 보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일 년에 꼭 서너 번은 오페라를 보러 가야 한다. 이런 남편 덕분에 작년에도 Falstaff 을 보러 LA 에 갔다 왔고, 몇 달 전에도 샌프란시스코 음악 대학의 대학원생들이 무료로 공연하는 푸치니의 라보엠도 가보았다. 마침, 그날 여주인공 미미 역을 맡은 가수가 반갑게도 한양대 성악과를 나온 한국인이었다. 학생들의 공연이라 아마츄어같은 면이 많았지만 그런대로 신선하고 좋았다. 유료 공연은 맨날 발코니 맨 뒷자리의 가장 싼 표를 사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면 무대 위의 가수들이 정말 개미만하게 보인다. 오페라 글래스로는 어림도 없어서 아예 산악 망원경을 가지고 들어간다. 공연장에서도 오 불 씩을 받고 망원경을 빌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밍고가 나오는 오페라는 처음 보는 거라면서, 이번 공연은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 놓고, 7시간을 꼬박 운전해서 LA 까지 간 거였다...... 테너였던 도밍고는 몇 년 전부터 바리톤이 되었다. 그래도 정말 70이 넘은 가수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시종일관 무대를 압도하며 아주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어릴 적에 라디오에서 듣곤 하던 '타이스 명상곡' 의 선율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남편은 자기가 본 오페라 중에 가장 잘 된 작품이라면서 오는 9월에 도밍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춘희 (라트라비아타) 오페라도 가보고 싶다고 한다......
'If I rest, I rust.' 나도 73세가 되었을 때, 도밍고처럼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싶다.
"I just have a big passion and enthusiasm for what I do." "Otherwise, at this stage I wouldn't be doing it. I am immensely happy that I can carry on. Since I can, I am going to do it for a little while longer."
http://www.independent.co.uk/arts-entertainment/classical/features/placido-domingo-if-i-rest-i-rust-20096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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