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생각

천국에도 좋은 학군이 있나요?

최철미 2014. 8. 11. 08:08

내가 살고 있는 인구 이십 만의 소도시도, 좋은 학군과 그렇지 못한 학군으로 나뉘어 있어서 좋은 학군, 좋은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열의는 미국에 와서도 여전한가 보았다. 여유가 있는 집들은 좋은 학군으로 다 모여들고, 그 바람에 안 그래도 집값이 비싼 그 동네에서는 항상 웃돈을 주고 집을 사야 한다고 했다. 이사를 갈 형편이 못 되는 집은 멀쩡히 엄마 아빠가 있는 아이도 좋은 학군에 거주하는 "후견인"과 함께 산다고 하여 그 학군에 있는 학교에 보낸다는 것이었고, 그 결과, 학교 수에 비해 학생 수가 넘쳐서, 학교 측에서도 이런 '부정입학'을 배제하겠다고 나선 모양이었다. 그 학군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는 '거주증명'을 가져와야 입학이 허용된다며, 집 임대 계약서, 재산세 고지서, 전화 전기세 청구서 등등 까지 갖고 오라는 것이었다. 나 아는 사람 하나는, 집까지 사서 이사할 형편은 못되고 하니까, 그 학군에 사는 직장 동료의 주소를 빌려 서류상으로 거주증명서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았다. 왜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학군의 SAT 성적이 이 부근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우리 사람들은 대개 눈에 보이는 것들에 더 신경을 쓰고 산다. 길어야 초중고 12년을 다닐 학교를 고르는 일에 더 열심이다. 그보다 몇 백 배, 몇 천 배의 더 긴 시간을 지낼 곳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심조차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올바른 신앙 생활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참된 부모를 만날 때, 더없이 기쁘고 감사하다.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다고 하시며, 우리의 처소를 예비해 주신 예수님이 더없이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