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보신탕 옆에서-
한 그릇의 보신탕을 끓이기 위해
봄부터 강아지는 그렇게
짖었나 보다.
한 그릇의 보신탕을 끓이기 위해
사람들은 개 집속에서
또 그렇게 짖었나보다.
배부르고 입가심에 가슴 조이던
먼먼 계절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잡혀와
허울 좋은 빽 속을 채우는
우리들 인간 같이 생긴 보신탕이여.
한 그릇 네 보신탕이 되려고
간밤엔 밤이슬이 촉촉이 옷깃을 적시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그 여덟 번째 시.
웬일인지 향냄새가 가득히 집안을 채운 듯 한기분이다. 차라리 개가 되고 싶은 심정이다.
Why라고 묻는다면? “사람으로 태어나 개처럼 사느니, 개로 태어나 사람처럼 살련다.” 그래 난 개다. 아니, 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에 개인 것이다. 개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으니깐.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