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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커서 무엇이 될까?” 어느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각자의 꿈과 이상이 인생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럼, 난 과연 무엇이 될까? 2월의 첫 번째 밤에 생각해본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희망은 다양했다. 처음엔 여자아이들이 다 그렇듯 간호원이 되길 바랬다. 소아과 병원에 자주 드나들 즈음 새하얀 간호원 유니폼을 입고 친절히 엉덩이를 어루만져주던 간호원 언니. 어린 나의 눈엔 그 새하얀 옷에 대해 청결한 분위기와 순결 같은 동경을 느끼게 해 주었을 것이다. 두 번째 희망은 피아니스트. 지금 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즈음 피아노를 배웠고, 피아노를 치는 아이들이 다 그렇듯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랬다. 세 번째 희망은 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 땐 내 자신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류 리포터들이 활동을 전개했을 때였기 때문에 내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네 번째 꿈은 영어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을 가지려고 했었다. 선생님을 할 수도 있고, 대사관에서 일할 수도 있고, 하다못해 공항에서 스넥 코너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섯 번째 꿈은….
나는 그즈음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나 아니 다른 사람이 되기에는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나는 그저 내 자신으로 있자고 생각한다. 좀 더 커가면서 나를 더 자세히 발견하고, 소박한 것이라 하더라도 나의 적성에 맞는 걸 택하기로 했다. 그것이 가장 현명한 생각이라 생각한다. 어쩜 나의 판단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