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내가 시를 쓰는 이유

최철미 2013. 12. 4. 09:21


내가 시를 쓰는 이유

 

내 나이 서른,

무엇을 바라고

이 낯선 땅에 와서

살고 있는가

 

고향에 가려해도

내가 돌아갈 곳이 없네

 

유배지의 나그네가 되어

고향을 찾아 해메던

지난 십 년

 

죽음의 색은 잿빛이지

나는 내 귀한 언어를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망각의 강으로 띄워 보낸 줄만 알았는데...

 


내 언어의 앙금은

제 무게에 겨워

흘러가지 못하고

강 바닥

깊은 곳에 묻혀

사금이 되다.

 

지금

나는

내 영혼의 배를 타고

사금을 캐는

외로운 시인


1-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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