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를 쓰는 이유
내 나이 서른,
무엇을 바라고
이 낯선 땅에 와서
살고 있는가
고향에 가려해도
내가 돌아갈 곳이 없네
유배지의 나그네가 되어
고향을 찾아 해메던
지난 십 년
죽음의 색은 잿빛이지
나는 내 귀한 언어를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망각의 강으로 띄워 보낸 줄만 알았는데...
내 언어의 앙금은
제 무게에 겨워
흘러가지 못하고
강 바닥
깊은 곳에 묻혀
사금이 되다.
지금
나는
내 영혼의 배를 타고
사금을 캐는
외로운 시인
1-1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