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편지

1976년 10월 16일

최철미 2014. 6. 26. 14:08

언니에게
언니, 나 알지 응! 나 윤경이야. 언니 맨날 추우니까 신경질 나. 언니두 신경질 날꺼야. 언니 나는 여기서 잘 놀아. 그러니까 내가 어트게 (어떻게) 노나 망설이지마. 언니 고모부가 예쁜 소꼽장난 사주셨어 커피뽀트랑 식초랑 간장이랑 또 계란이랑 또 바나나랑 오이고추 많이 있더라 또 여기서 꽈리를 좋는대 (주었는데) 글쌔 감자 같이 생겼어. 나는 그럿지만 감 꽈리라고 불러. 언니 나는 전주에서 오래 있다가 올게. 그리고또 혜원이 언니 서울에서 오면 따라갈거야. 언니, 전주 구경 하고 싶지. 하고싶으면 꿈속에서 해. 겨울은 12월 딸이니까 말이야. 언니 아빠보고 몸건강하시라구레. 응! 언니 훈이오빠 때문에 사진 찍었지. 내가 도라오면 보여죠. 언니 혜원이 언니두 보고싶지. 언니 혜원이 언니 직쟝은 서울이니까 자주 올꺼야. 언니 그럼안녕.
1976년 10월 16일
최윤경


(윤경이의 첫번 째 편지, 여섯 살 때 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