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 241

테이프 싸인과 장미 전쟁 [판도라의 상자]

□ 테이프 싸인과 장미 전쟁 자유대한의 소리 영어방송 다음으로 55년 12월, 대일 방송이 개시되었다. JODK의 우리말처럼 제 2방송으로 분가하기까지 단일 채널에 전세 들었던 일본어는 밤 9시 45분의『곤방와…』부터 10시의『사요나라』까지 에그조틱한 매력으로 기성세대를 끌었다. 잃어..

재건과 부흥의 뒤안길 [판도라의 상자]

□ 재건과 부흥의 뒤안길 『여기는 자유의 소리 서울중앙방송국입니다. HLKA 서울 KOREA』 이태조의 현비 강 씨의 무덤이 파헤쳐졌을 때처럼 정동은 폐허였다. 인걸은 의구한테 산천은 간 곳없는 셈이었다. 유랑에서 돌아 온 서울중앙방송국은 방송관리국의 브랜치로 발전적(?) 격하를 했다..

적과 흑을 이긴 HLKA [판도라의 상자]

□ 적과 흑을 이긴 HLKA 『KBS(땡땡땡) 여기는 공보처 방송국입니다. HLKA 서울 KOREA』 『HL』이란 1947년 9월 30일 종가집인 국제무선통신회의에서 지어 보낸 이름인데 재채기 소리 같지만 항열자니까 여기저기서 따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호출부호가 정해지기 한 달 전 남로당의 푸락치가 잠..

여명기의 새 물결 [판도라의 상자]

□ 여명기의 새 물결 제 2방송이 독립한 우리말의 개화기에 사전검열은 더욱 엄격해졌고, 동시검열이라고 할 수 있는 방송차단기가 군림했다. 불온한 내용이 방송되면 전파에 급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모든 방송 자는 반드시 원고를 3통씩 제출해서 사전검열을 받아야했고 검열된 대로..

울어라 울어라 새여 [판도라의 상자]

□ 울어라 울어라 새여 60미터의 철탑이 자이언트처럼 우뚝 선 그 새 문화의 집산지에도 안테나 공포증이 있어 비오는 날이면 낙뢰가 두려워서 방송종료를 서둘렀다. 우천이 아니더라도 공휴일에는 방송시간이 두어시간 짧았다. Red letter day 인데 좀 쉬었어야지…. 그러나 방송을 마치면 ..

신비로운 소리통 [판도라의 상자]

□ 신비로운 소리통 백악관의 28번째 주인으로 공화당의 하아딩이 뽑혔을 때, 핏츠버그로부터의 줄 없는 전화는 득표결과를 속보했다. 1921년 12월 2일 최초의 방송국 KDKA의 이 제 1장 제 1절은 라디오의 창세기이다. 말코니의 계보는 한반도까지 증폭되어 5년 후의 첫겨울,「무선전화방송공..

콩레 대위도 없느냐 [증언대의 앵무새]

□ 콩레대위도 없느냐 다중의 위력으로 세워진 제 2공화국은 기초가 허술한 집처럼 기울어 갔다. 운동경기처럼 대유행이었던 데모스트레이션…그라운드가 넓직한 남산방송국에 하루는 시발 택시가 줄지어 들어왔다. 이번엔 운전수 데모인가? 면역이 되어 눈을 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소..

때늦은 공약 3장 [증언대의 앵무새]

□ 때늦은 공약 3장 『국민이 원한다면』이라는 전제로 대통령이 하야한 날, 방송국은 비로소 「민주혁명」이라는 단어를 쓰며 1주일 전의「난동」을 뒤엎었다. 표현의 자유를 하느님은 카멜레온에게만 준 것은 아니었다. 불 타버린 지프 한 대가 추녀처럼 버려진 동대문을 거쳐 남산에 ..

4월의 긴 염불 [증언대의 앵무새]

□ 4월의 긴 염불 「피의 화요일」…항쟁의 분화구가 열리던 날 방송국은 헬렌 켈러처럼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았다. 1시 25분「오후의 음악」의 유려한 멜로디가 태평가의 가락처럼 늘어지고 있을 때 비로소 나는 갱지 한 장에 휘갈려 쓴 스폿트를 들고 스튜디오로 갔다. 『거리..

개구기의 반란 [증언대의 앵무새]

□ 개구기의 반란 이산의 쓰라림 속에 남으로 내려간 아나운서들은 제 4전선의 병사로 전황보도와 해상이동방송에 투입되었다. 여름인데도 UN잠바로 알몸을 가린 치이프·아나운서와 PIO의 큼지막한 휘장을 단 방송요원의 작업복에는 전시체제의 땀이 결었다. 500와트의 낮은 출력처럼 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