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원죄의 회상

최철미 2013. 12. 6. 18:39


원죄의 회상



천지가 창조되었을 때

나는 하나의 알이었다


날 孕胎한

어미새는 

미처 부화가 끝나기도 전에

날아가 버리고


(그녀 역시 孵化가 덜 끝난 철새였기에)



돌아갈 母胎가 없는 나는

밤마다 부화등을 켜고


깨어져나간 껍질을 끌어 모아

안에서부터 붙여나가는

고된 작업을 계속한다


깃털이 성글어 날지 못하는

앙상한 날개 죽지를

내 빈약한 자궁 속에 접어넣고


그 둥지 속에

동그란 알을 품는다


그러면서

나는

밤마다 復活을 꿈꾼다


飛翔을 꿈꾼다





11-11-97




'딸, 철미의 시모음 > 그 이전의 고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거숭이 임금님  (0) 2014.08.11
슬픈 노래  (0) 2013.12.15
바람은   (0) 2013.12.06
내 운명에게  (0) 2013.12.04
산안개  (0)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