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회계사의 이야기'

다시 채워주시는 하나님

최철미 2013. 12. 22. 09:26

얼마 전에 헌금을 해야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십일조도 아닌데, 또 교회도 아닌데, 이 헌금을 꼭 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좀 망설여졌다. 게다가, 지금은 비수기라 돈도 없는데.....그래서, 기도를 했다. '하나님, 이 헌금 꼭 해야 되는 거에요? 알려 주세요.' 토요일 밤에 이렇게 기도를 하고, 일요일 아침에 아홉 살 먹은 우리 아들이, 남편이 음악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우리 동네 미국 감리 교회에 따라간다길래, 일 불을 봉투에 넣어 건네 주면서 가서 헌금하라고 했더니, 우리 아들 왈, "Is this from my money?  I don't want to give my money." (이거 내 돈에서 하는 거에요? 난 내 돈에서 헌금하기는 싫어요.). 그런 아들 아이에게, "What do you mean? You have no money, honey. I gave you all the money you have." (그게 무슨 소리야? 너한테 무슨 돈이 있니? 너한테 있는 돈은 다 내가 준 거잖아.) 하고 타일렀다. 그런데, 그 말을 마치는 순간, 정말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헌금을 해야하나 마나하고 전날 밤부터 망설이던 나에게,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 입을 통해서 하시는 말씀이었다.......내 딸아, 네가 가진 모든 것도 내가 준 거잖니...... 남편과 아들 아이를 교회에 보내고 나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바로 수표를 써서 헌금을 보냈다.....

그리고나서 며칠 후에. 우리 아들 아이 치료비 때문에 치료 기관에 연락할 일이 생겼다. (우리집은 아들 아이 병원비와 치료비가 많이 나간다. 그 얘긴 다음에 쓰기로 하자.) 본인 부담액에 대한 치료비 청구서가 왔는데 의료 보험 회사랑 치료 기관측이 자꾸만 실수를 해서 벌써 이 삼개월 째 실갱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에 새로 받은 청구서에도 실수로 오십 불이 더 청구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메일로 치료 기관 담당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청구서 금액이 틀렸다며 우리 사정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청구서에 나온 본인 부담액을 전액 면제해 주겠다고, 몇가지 서류만 첨부해서 보내라는 회신이 왔다...... 그런데, 면제 받은 본인 부담액이, 일 전도 틀림이 없이, 며칠 전에 헌금한 금액과 똑같았다......하나님은, 회계사인 나보다도, 더 정확하신 분이시다...... 그리고, 내가 비우면 이내 곧 채워주시는 분...... God provides...... 나는 오늘도 여호와 이레를 믿고 산다.

미주 한국 일보 샌프란시스코 여성의 창  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