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회계사의 이야기'

회계사가 말하는, ‘돈’ 이야기 (1)

최철미 2014. 7. 5. 16:29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금전 출납부를 기입하도록 하셨다. 그 전 주에 받은 용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금전 출납부를 써서 아버지께 보여드려야만 그 다음 주 용돈을 탈 수가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지금, 고객들의 돈이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나가는 지에 대한 ‘돈의 흐름’을 기록하는 회계사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돈의 흐름은 중요하다. 돈을 어떻게 버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보다도 우선, 내가 가진 돈이 누구의 것인지를 아는 통찰력이 더 필요하다. “태어날 때 아무 것도 가져온 것이 없었으니, 죽을 때도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하리라.” 는 욥기 1: 21의 고백은, “공수래 공수거 시인생”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 이라는 불가의 명언과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Shrouds have no pockets.) 라는 영어 숙어와도 일맥 상통한다.

히브리서 13:5에서는 분명히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고 가르친다. “너희 유여한 것으로 저희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저희 유여한 것으로 너희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평균하게 하려 함이니라.” 고린도 후서 8: 14에 나와 있는 이 말씀을 읽다 보면, 고소득층에게 과세한 점진세 (progressive tax) 를 저소득층에게 tax credit 으로 재분배 해주고, 노후를 위해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사회보장세를 부과하고 있는 미국의 세법 구조가 떠오른다. 구약 성경의 잠언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줄 것을 거듭해서 당부하고 있다.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11:25), “빈곤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는 자니라.” (14:21),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이는 것이니 그 선행을 갚아주시리라. “ (19:27), “선한 눈을 가진 자는 복을 받으리니 이는 양식을 가난한 자에게 줌이니라.” (22:9) – 이 모든 말씀은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라는 청지기 의식 (stewardship) 이 있어야만 실행 가능하다.

미주 한국 일보 샌프란시스코 여성의 창 7-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