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의 수필 모음

현 단계의 30대의 과제

최철미 2014. 2. 8. 12:35

현 단계의 30대의 과제


반성은 내일에의 진중한, 그러나 굳센 원동력일 수 있다. 현 단계에서 30대는 먼저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일제에 대한 항거에서, 해방 후의 혼란을 초극하는 데서, 6.25를 승리로 이끄는 데서, 앞장서 보여준 30대의 그 항거의식과 사명감과 투지를 하나의 기념비적인 유물로 만들고 일축해버린 무력한 어제를 반성해야한다.

거기에는 신병에게 전공을 빼앗긴 고병의 뼈저린 회한 같은 것이 따라야한다. 고병은 편리한 철학에 의존해서 안일만을 꾀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제는 후속부서가 되어야할 시간이다.
전진부서의 목적은 오직 공격에 있다. 불탄 자리에 신질서를 수립하는 것은 후속부서의 임무이다. 전환기에 있어서 긴요한 것은 비판정신과 의지와 저력이다. 이것은 곧 30대의 속성이기도 한 것이다.

이성적인 비판, 불타는 의지, 넘치는 저력. 30대가 갖는 이 위대한 속성은 혁명을 완수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반성의 과정에서 자아를 재정비하여 혁명에 적극 참여하는 길, 의외의 어떠한 통로도 30대 앞에는 없다. 용감한 경작자로서 뿌려진 씨앗을 가꾸어나가는 신성한 책무는 오직 30대의 것이다.

혁명은 이룩돼있다. 그러나 혁명은 이제 부터인 것이다.

                                                                                               (민국일보 단기 4293년 5월 31일)
                                                                                               (HLKA 제일 방송 계장)


(아버지가 1960년 4. 19 혁명 직후에 쓰신 글.  아버지는 당시 만 2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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