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세훈/아버지에 관한 방송 기사 모음

새 생명 응접실 아나운서 최세훈 씨가 가수 김상희 양을 전도한다.

최철미 2014. 5. 18. 11:19

♧ 새 생명 응접실
아나운서 최세훈 씨가 가수 김상희 양을 전도한다.

시인이며 문화방송국 아나운서 실장인 최세훈 씨가 가수 김 상희 양을 전도한다.
일가친척, 삼촌과 조카, 아니면 누이동생과 오빠처럼 다정하게 예수님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많은 공통점 속에서 생활하는「성대노동자들」이런 표현은 시인인 최세훈 씨가 한 말이다.
영감을 가지고 노래하는 가수가 되어야 된다는 최세훈 씨의 말. 그 영감은 신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한다.
김 상희양은 풍문여고와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가수. 현재 한 아이의 어머니.
교회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다음 주일(11월1일)엔 최세훈 씨를 따라 교회에 나가겠다고 한다.
그 교회는 서울 종암동에 있는 영암교회. 퍽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스케줄을 향해 차를 탄다.

시원한 음성과 활달한 성격, 그리고 후리후리한 키, 이러한 장점을 더 살리기 위해 지성의 베일로 그것들을 감싸고 있는 가수. 해서 가수 김 상희양의 인기는 끝일 줄 모르고 치솟는다.
무척 추운 날이었다. 지난 10월 26일. 서울 문화방송국 옆 싸롱 숙이네 집에서 만났다.
김 상희 양을 전도하실 분은 최 세훈 MBC 아나운서 실장.
부드러운 음성과 정확한 표현을 특기로 하는 최 세훈 아나 실장은 한국문단의 유능한 시인. 그의 이러한 외적인 장점보다는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것은 겸손한 대인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많은 팬을 갖고 있는데, 최 실장은 친구가 많다는 표현을 빌리려고 한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분위기가 조금은 스산하게 시작되었는데 최 실장의 정다운 음성과 김 상희양의 미소가 한결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 간다.
『전도라는 건 말로 되는 것 아니죠. 말로만 믿으시오, 믿으시오, 하면 믿어질게 뭡니까? 행동을 보고 감동해야 되는데…』
김 상희양은 계속 웃기만 한다. 소리를 내어 웃는게 아니라 소리를 내지 않고 웃는 웃음, 그렇다면 미소도 아닌, 묘한 재주를 가졌다.
『어디 내가 크리스챤 같습니까? 난 크리스챤이란걸 자랑으로 삼지 않죠, 그리고 소문도 안내고, 난 크리스챤으로서 행동을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죠. 그러니 전도 하기란…』
이런 것은 전도하기 위한 화술은 아닌 것 같다. 최 실장은 전도의 논리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좌담회니, 잡지니, 이런 걸 염두에 두지 않고 우리 솔직히 이야기해 봅시다. 난 이 새 생명사의 부탁을 받고 이런 자리를 마련 한 게 아니라 김 상희 양과 한번 만나서 진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내가 아는 김 상희, 옛날 책가방을 들고 학교 다니며 노래를 배우던, 김 상희 양의 본 이름은 최 순강.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결혼하여 현재 애기가 하나 있다.
김 상희양의 집에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시댁도 역시 마찬가진 것 같은데,『아마 유교에 가까울 것 같다』고 한다. 김 상희양은『대머리 총각』을 비롯해서 수많은 히트곡을 내어 놓았다.
최 세훈 아나 실장의 집은 초창기 기독교인, 할아버지 최 윤중 장로님은 개화기 교인으로 마을에 교회를 지을 정도로 열심, 최 실장님 아버님도 마찬가지로 장로. 어머님은 권사. 배안의 교인이다.
딸만 열 명인 가정의 단 한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부모님들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최 실장 어머님은『나는 너를 하나님에게 기도해서 얻었다. 그러니 내겐 명예도, 권세도, 돈도 다 필요 없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독실한 크리스챤이 되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라고 최 세훈 실장을 가르쳤다.
『최 실장이 결혼할 때도 어머님은 인물도 소용없고 학식도 가문도 필요 없다. 그냥 독실한 크리스챤이면 된다.』는 것이었다.
어머님의 교훈이 있을 때마다 최 실장은 웃으면서「어거스틴」이나 김 익두 목사님도 젊었을 때는 방탕했는데, 나에게도『유회 기간』을 달라고 했다. 최 세훈 실장이 젊었으니 현재 방탕하다는 표현은 아닌 모양이다.
최 세훈 실장의 본론이 계속된다.
『내가 만약 사전을 집필한다면 화려하단 단어 뒤엔 고독이라고 쓰고 싶어요.』
장내 아나운서의 미사여구로 장식된 화려한 소개가 끝나면 라이트가 아웃된다. 그리고 가수가 스테이지에 오르면 장엄한 밴드소리. 휘황찬란한 스포트라이트. 노래를 부른다. 관중들의 환호성.
싸늘한 차에 앉아 졸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그때의 소외감. 그때의 고독. 허무. 술과 담배, 춤을 모르는 김 상희양은 집에 가서 애기의 손을 잡고 있으면 되지만, 연예인들의 갈채 뒤의 고독이 낳은 허무를 메꾸기란 힘들 일이다.
『김 상희, 아니 난 미스 최라고 부르겟어. 미스 최는 인간으로부터 소외의식 같은거 느낄 때 없어?』
『왜 없겠어요? 남들보다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가끔 느낄 때 있어요.』
『그땐 어떻게 하지?』
『잠을 자야지, 내일 할 일도 많은데, 자야지.』 도전에 대한 체념의식은 한국인의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빨리 갖는 장기. 그것이 고난 속의 한국민족을 생존시켰고 고난을 갖다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영원한 존재, 신을 의식하진 않았나요?』
『아니요.』라고 고개를 흔든다.
『그렇지, 하나님은 완전히 인식 밖의 분이니깐 인식할 수는 없겠지. 그러나 느낄 수 있을 때도 있겠지요. 아니, 그렇게 딱딱하게 앉아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요. 이건 좌담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유스럽게 말하세요.』
『이건 좀 우스운 이야기에요. 대학 때 라이발이 한 사람 있었어요. 시험 땐데, 그 애 보다 잘 치게 해달라고 기도드렸어요.
…하나님 오늘 시험만 잘 치게 해주면 다시는 나쁜 일 하지 않겠다고 말예요. 근데 시험은 잘 쳤는데, 나쁜 일 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쑥스러운 듯 웃는다.
『또 있어요. 애기가 아팠어요.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때 하나님께 기도드렸어요. 그땐 정말 진실한 기도를 드린 것 같아요.』
최세훈 실장은 좀 신비스러운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수님을 욕하고 잘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번은 꽤 존경할만한 분이었는데 농담처럼『그까짓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난 놈을 어떻게 믿어?』하고 욕하고 다니더니 큰 병도 아닌데 죽었다고 한다.
그것도 집에서 아니고 병원에서.
세상은 좀 윤회적인 것, 인과응보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사실 미스 최나 나나 성대 노동자가 아닙니까? 성대 노동자. 인간의 심금을 울려야 되는 직업. 그들의 심금을 울려야 항상 인기를 유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탈락되고, PD들에게 하얗게 스케일링한 이를 내어 놓고 미소를 지어야하는 직업. 미스 최가 그렇다고 하는 건 아닌데, 일부 가수 중 미소를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얼마나 피곤한 짓인가?『아나운서들에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심성을 닦아야 생명이 긴 아나운서가 될 수 있다는 말이죠.』
최 실장은 인간 테크니크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오늘에 좋던 음성이 영원히 좋을 수는 없다. 오늘에 히트했다고 해서 내일도 히트하라는 법은 없다. 가수들은 오늘에 히트를 하면 내일도 히트 하려고 한다.
그 노력은 피맺힌 것이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를 인간의 힘으로 넘을 수는 없다.
『창부와 같은 현실에서 신부와 같은 이상을 구해야 하는 현대인.』 이 혼탁한 현대에 사는 가수에의 길은 고달픈 길이다.
『미스 최는 테크닉을 초월한 지성이 있어요. 난 알아요. 김 상희양의 가능성과 가수로서의 생명을 잘 알고 있어요. 미스 최에게는 지성이 있기 때문에 지성인 팬도 많고 폭이 넓어요. 그러나 이런 점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지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최 실장의 의견이다.
지성으로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데 그것이 끝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아직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자신에 좀 소홀한 탓인가 보죠. 저만 나무할 수도 없어요. 어떤 땐 하루 세끼 밥을 먹지 않고 뛰어다녀야 될 때도 있어요.』
『가수로서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꿀물을 마시는 사람을 보았어요? 그것으로 생명이 유지될까요?』
『좋은 비결이라도 아세요?』
마리아 앤더슨과 마리아 잭슨, 이런 흑인 영가를 부르는 사람들의 생명이 왜 긴지 아느냐는 것이 최 실장의 질문이다. 그들이 우리보다 신체가 건강하고 음성이 좋아서 생명이 긴 것이 아니다.
『지성 다음에는 영감이 있어야 되요. 영감을 가지고 영혼의 소리로 노래하면 자질구레한데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웃으려고 하지 않아도 웃음이 나오고, 인간관계는 물론 노래도 오래 갈 수 있어요.』
그 영감을 얻는 길은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교회로 나가서 크리스챤이 되는 길 밖에는 없다고 한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황 광은이란 분이셨었는데 내가 보긴 그 분이 현대의 성자라고 생각돼요. 그 분에게는 육친의 정 이상의 것을 느끼는데, 난 그 분보고 교회는 드라이 크리닝 하는 곳이라고 했어요.』
최 세훈 실장은 교회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에게 묵도하며 빈다고 한다. 하나님, 이 죄인이 당신의 성전을 더럽힘을 용서하십시오.
교회에 앉아서 한 시간 동안 앉으면 마음은 안정을 찾고 깨끗하게 순화된다.
교회에 나가 있으면 영혼의 소릴 듣는 것 같고 하나님의 은혜를 느낄 수 있다. 영혼의 아름다움. 영혼의 소리. 그것을 타인에게 전해줄 수 있는 영감.
『나는 아직 그렇지 못하지만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
『저도 그래요. 집에서 아이가 혼자 있는데 인간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 무언가 절대자의 능력 같은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인과업보라고 할까?』
하나님의 힘은 위대한 힘이다. 우린 세상적인 것에 기대지 말고 하나님에게 기대자. 하나님은 우릴 보호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우리 집 아이들도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자란다고 봐요.』
『최 실장님은 참 좋겠네요?』
『좋은 줄 알면 교회에 나가야지.』 『교회가 그렇게 좋은 곳이라면 한번 나가 보겠어요.』
『오, 그럼 내가 초대하지. 우리 교회는 종암동에 있는 영암교횐데, 나하고 같이 나가지.』
『정말 가는 거에요.』
혼자 교회에 나가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한다.
『그럼 다음 주일에 만나기로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밖에 나와 포즈를 취한다.
기자가 김 상희 양을 보고 안경을 쓰라고 하니『안경 쓰면 뭐 같죠.』라고 답한다.
전도한 가벼운 발걸음, 신앙에서 첫 발을 디디려는 희망찬 걸음. 그런 걸음으로 최 세훈 아나운서 실장과 가수 김 상희 양은 헤어졌다.
서울 상도동 남현 교회 박 종순 목사님이 김 상희 양에게 성경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