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1984.1.28

최철미 2014. 6. 15. 12:45

1.28
불행이야말로 인간의 최대의 스승이라고 난 생각한다. 돈과 사람의 가치를 가르쳐 주는 것이 불행이다. 역경에 있으면서 타락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써 충분히 위대하다. 불행을 불행으로써 끝을 맺는 사람은 지혜 없는 사람이다. 불행 앞에 우는 사람이 되지 말고, 하나의 출발점으로써 불행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불행을 모면할 길은 없다. 불행은 예고 없이 도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떠한 총명도 미리부터 불행을 막을 길은 없다. 그러나 불행을 밝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할 힘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불행은 때때로 유익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불행을 우리를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떠한 불행은 오히려 희망의 태도가 된다. 불행을 슬퍼하지 말고 불행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라. 나는 자기가 늘 불행하다고 자탄할 때가 많다. 이것은 내가 아마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라고도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했다. 인생의 불행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데 그 근원이 있는 것이다. 불행을 겁낼 때 나는 벌써 불행한 것이다. 자기이외에는 아무도 자신의 불행을 고쳐 줄 사람이 없는 거다. 어떠한 행복 속에도 불행은 숨어있다. 반대로 어떠한 불행 속에도 행복은 숨어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구석에 불행이 숨어있고 어디에 행복이 숨어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불행이 왔을 때는 그걸 참고 견뎌라. 그것은 바뀌어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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