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1984.1.26

최철미 2014. 6. 15. 12:47

(1.26)

인간은 하나의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베어버리기 위해서 이 우주가 온통 무장할 필요는 없다. 한 가닥의 수증기, 한 방울의 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비록 우주가 그를 베어버린다 할지라도 인간은 여전히 자기를 죽이는 자보다 더 고귀한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과 이 우주가 힘에 있어서 자기를 능가함을 알고 있지만 우주는 그러한 사실에 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존엄성은 사고에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늘 사색하도록 힘쓴다. 그곳에 도덕의 원리가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본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약하고. 그릇되기 쉽고, 결코 완전하지 못하다” 이 사실을 깊이 깨달을수록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약하고, 잘못되기 쉬운 같은 인간의 본질에 뿌리 박혀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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