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이야기 /철미의 수필

Macademia Nut 에 대한 단상

최철미 2014. 12. 13. 15:08


요즈음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마카데미아 넛은 미국 본토에서도 값비싼 땅콩(?)이다. 하와이 특산품으로 하와이에서는 훨씬 싸게 살 수가 있어서 하와이에 다녀올 때마다 선물용으로 몇 봉지씩 사 오곤 한다. 지난 주, 하와이에 사는 사촌 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초콜렛을 입힌 마카데미아 넛과 하와이산 코나 커피를 많이 보내주었다. 우리 남편은 초콜렛을 무척 좋아하지만 당뇨가 있어서 먹으면 안 되고, 나 역시 얼마 전부터 중성지방 칫수가 높다고 해서 초콜렛을 멀리 해야할 형편. 음식을 유달리 가려먹는 우리 아들은 땅콩이 들어가지 않은 새알 초콜렛과 Hershey bar 초콜렛만 먹는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콜렛을 많이들 주고 받기 때문에 하와이에서 온 마카데미아 넛 초콜렛은 모두 우리 아들 학교 선생님들께 드리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드릴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두 번 있다. 학기가 끝나가는 5월에 스승의 날과 비슷한 Teacher Appreciation Week 이 있는데 이 때는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사 카드를 써서 꽃이나 gift card 같은 작은 선물을 한다. 동네 꽃집에서 선생님들께 드리라고 장미꽃 한 송이씩을 학생들에게 거저 나눠 주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 최대의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성탄절에는 역시 부담이 되지 않는 조그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기도 한다. 본인이 집에서 손수 만든 과자나 수공예품을 갖다 드리는 엄마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도통 그런 재주가 없으니...... 대신 집에서 딴 사과나 오렌지를 갖다 드린 적은 몇 번 있다. 우리도 아들 아이가 유아원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일 년에 두 번 씩 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 카드를 쓰도록 해왔기 때문에 으례 5월과 12월이 되면 그렇게 하는 줄 알고 있다.  아들 아이가 감사 카드에 "Thank 

you for teaching me." 라고 써 놓고 제 sign 을 해 놓으면 내가 "Thank you for your help & support." 라고 쓰고 내 이름과 남편 이름을 써서 같이 보낸다.

지난 5월에는 컴퓨터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을 포함해서 모두 여섯 분 선생님께 십 불 짜리 gift card 와 함께 

Thank you card 를 써서 드렸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초콜렛을 담임 선생님, 보조 선생님, speech 선생님, 교장 선생님 이렇게 네 분만 드리자고 했더니, 아들 아이가 지난 6월까지 담임을 했던 4 학년 때 선생님과 도서관 사서 선생님 것도 드리자고 해서 이번 주말에 아이와 같이 초콜렛을 사러 나가야 할 것 같다.
마카데미아 넛 초콜렛을 통해서 아들 아이에게 감사하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어 감사하다.

아들아,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감사해야 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단다......
옛날에 엄마는 학교 공부만 잘 하면 다 되는 줄만 알았단다. 그런데 지금 와서 뒤돌아 보니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더라...... 공부가 아닌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한 게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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