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내 살아갈 동안

모닝 커피

최철미 2013. 12. 4. 10:11

모닝 커피

 

커피를 마신다

씁슬한 異邦의 액체가 흘러들어와

풀잎처럼 누워있는

신경의 작은 촉수들을

하나씩 일으켜 세운다

 

한 모금씩 마실 때마다

신경 마디에서 흘러나오는

세포들의 긴 하품 소리

 

오늘도 네 힘을 빌어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구나

 

식어버린 커피는

아무도 원하지 않아

 

찻잔을 말끔히 비우고

또 다시 맞이하는

도시의 아침


8-6-96

 

 

'딸, 철미의 시모음 > 내 살아갈 동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의 순간에서  (0) 2013.12.04
새벽을 기다리며  (0) 2013.12.04
새벽의 꿈  (0) 2013.12.04
통근 열차에서  (0) 2013.12.04
숲속에서  (0)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