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철미의 시모음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나에게

최철미 2013. 12. 4. 10:42

다시, 윤경이에게

 

우리 엄만 열여덟에 시집을 갔죠.

내 나이 열여덟엔 꿈만 꾸며 살았어요.

 

어느 날 인사도 없이 훌쩍 가버린

엷여덟 살 내 동생을 가슴에 묻고

 

세월이 가면 잊혀지리니

세월이 가면 잊혀지리니

 

윤경이를 꼭 빼어 닮은

하나 사진 속에서

들려오는 윤경이의

나지막한 말소리

“언니, 이제 안녕.”

씨익 웃으며 하는 말

“나 그만 갈게.”

 

그래, 윤경아, 이제 편히 가려므나

바보 같은 언니가 널 붙들고 있었구나

너도 네가 못 미더워 오빠를 보낸 게지

널 떠나보내는데 아홉 해나 걸렸구나

 

네게 못다준 사랑을 하나에게 주마

네게 못다한 축복을 하나에게 하마

 

멀어져가는 너의 뒷모습

여운처럼 들려오는 너의 발자국 소리는

네가 내게 늘 하던 작별 인사

"I love you more than you know. Tell Mom I love her, too."




(하나는  친어머니의 아들, 오빠의 외동딸이다.  1997년에 처음으로 하나를 만났다.  그런데, 하나는 동생 윤경이를 꼭 빼닮았다......)


6-2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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