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윤경이에게
우리 엄만 열여덟에 시집을 갔죠.
내 나이 열여덟엔 꿈만 꾸며 살았어요.
어느 날 인사도 없이 훌쩍 가버린
엷여덟 살 내 동생을 가슴에 묻고
세월이 가면 잊혀지리니
세월이 가면 잊혀지리니
윤경이를 꼭 빼어 닮은
하나 사진 속에서
들려오는 윤경이의
나지막한 말소리
“언니, 이제 안녕.”
씨익 웃으며 하는 말
“나 그만 갈게.”
그래, 윤경아, 이제 편히 가려므나
바보 같은 언니가 널 붙들고 있었구나
너도 네가 못 미더워 오빠를 보낸 게지
널 떠나보내는데 아홉 해나 걸렸구나
네게 못다준 사랑을 하나에게 주마
네게 못다한 축복을 하나에게 하마
멀어져가는 너의 뒷모습
여운처럼 들려오는 너의 발자국 소리는
네가 내게 늘 하던 작별 인사
"I love you more than you know. Tell Mom I love her, too."
(하나는 친어머니의 아들, 오빠의 외동딸이다. 1997년에 처음으로 하나를 만났다. 그런데, 하나는 동생 윤경이를 꼭 빼닮았다......)
6-2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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