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노래 촛불의 노래 내 혼을 살라서 피워올린 향불은 당신을 향한 나의 기도 당신의 말씀대로 내 살을 녹여서 내 어둔 이웃을 밝히겠습니다 타 오 르 게 하 소 서 내 혼의 마지막 한 가닥까지도 남김없이 타오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마지막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당신밖엔 남지 않게 하소서 10-2-96..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민들레의 노래 민들레의 노래 사람들은 꽃인 줄도 모르지만 그저 길가에 흔히 피어 있는 잡초인 줄만 알지만 아주 작고 힘도 없지만 장미처럼 예쁘지도 못하고 국화같은 향기도 없지만 카네이션같이 인기도 없지만 허락하신 땅이면 그 어디든지 조그만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작은 팔을 한껏 벌려 세상을 ..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코스모스의 노래 코스모스의 노래 기나긴 세월을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겨울, 봄 그리고 여름...... 언제나 오시려나 가느다란 목을 길게 빼고서 금세라도 다가올 당신의 모습이 그리워 애꿎은 먼 산만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산들 바람은 내게 생명을 불어넣어주시던 당신의 은은한 숨결 당신을 기다리는 ..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단풍잎의 노래 어느 가을날 아침에 겉봉만 보아도 반가운 편지봉투 속에서 나온 단풍잎 하나가 말합니다. “가을이 벌써 이만큼 와 있어요.” 단풍잎 가운데 새겨진 “Thank you", 도리어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한동안 말을 잃고 맙니다. 그러고보니, 앞집의 키 큰 단풍나무도 어느새 알록..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단풍잎 연가 단풍잎 연가 가을비는 언제나 너무 이릅니다 그리움에 노랗게 여윈 마음, 찬바람에 바삭이며 사위어갈 뿐입니다 젊은날의 가슴앓이, 이제는 선연한 추억으로 남아 작은 가슴만 붉게 물들일 뿐입니다 푸르기만하던 옛이야기들도 너무 오래 가슴에만 묻어둔 탓에 잎사귀 끝에서부터 조금..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바다 바다 오랫만에 다시 안겨보는 바다 다시 하나가 되고 싶어 가슴 하나 가득 그리움의 泡沫을 안고 뭍을 향하여 밀려오는 바다 검푸른 내 자의식이 하얀 물거품으로 부서지는 바다 그래서 다시 당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나의 바다 난 이제 동그마니 해변에 서서 당신이 돌아오실 그날을 기..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
아침 기도 아침 기도 푸른 새벽 밝아오는 하늘가에서 눈을 씻으면 말갛게 살아오는 새 날, 새 하루 새벽마다 찾아오시는 나의 님께 내가 드릴 것이라고는 가난한 시편뿐이어도 밤새 헝클어진 머리를 단정히 빗어내리며 거울 속의 나를 맞는 또 다른 아침 내게 또 한 번 허락하신 이 소중한 시간 감.. 딸, 철미의 시모음 /눈물로 쓴 아가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