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서 사랑의 序 아직은 당신의 온기로 따뜻한 지금 나는 당신의 모습을 접어 내 가슴 속에 담습니다 아침 햇살처럼 눈이 부시게 저녁 노을처럼 황홀하게 한겨울 함박눈처럼 포근하게 내게 다가오던 당신 당신을 향한 나의 기도는 여름 밤 은하수같이 빛나는 별들이 되어 나의 하늘로 쏟아집니..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고백 내가 당신을 떠나려해도 당신은 내가 당신에게 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압니다 내가 당신을 피해 꼭꼭 숨어 다녀도 내 발자국을 아는 당신은 나를 꼭 찾아내고야 맙니다 내가 당신을 외면하고, 등을 돌릴 때마다 내 어깨를 보듬어 나를 되돌려 세우는 당신 내가 당신을 멀리하려해도 당신..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내가 시를 쓰는 이유 내가 시를 쓰는 이유 내 나이 서른, 무엇을 바라고 이 낯선 땅에 와서 살고 있는가 고향에 가려해도 내가 돌아갈 곳이 없네 유배지의 나그네가 되어 고향을 찾아 해메던 지난 십 년 죽음의 색은 잿빛이지 나는 내 귀한 언어를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망각의 강으로 띄워 보낸 줄만 알았는데....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해빙기 解氷記 임종을 맞은 아버지의 발은 아직 따뜻하였다. 나는 아버지의 발을 붙들고 아버지, 편히 가세요 했다. 밀랍 인형처럼 관 속에 뉘인 누이의 발은 손이 시리도록 차가왔다. 나는 누이의 발을 감싸며 누이의 죽음이 금세 깨고 말 악몽이기를 빌었다. 내 사랑하는 이들을 땅 속에 묻고 ..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자화상 自畵橡 먼 길...... 십 년을 헤메다 고향에 돌아온 내 곤한 심신이여 내 슬픈 노래는 내 가냘픈 언어의 사다리를 타고 천상에 닿네 가슴에 차오르는 밀물같은 그리움 당신은 내게 영감을 주는 사람 당신의 사랑으로 내 아픔을 견디었네 내가 당신을 사랑하므로 이 슬픔도 기쁨이어라 1-13-94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사랑 사랑 나도 모르는 새 내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너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그렇게 한 평생 지내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너의 꽃망울을 피우기 위해 나는 오늘도 네 안에서 조금씩 죽어간다 8-20-01 딸, 철미의 시모음 /사랑, 그 아름다움 2013.12.04
재회의 상상 再會의 想像 - 내 知性이, 영영 잊혀진 줄만 알았던 내 感性에게, 그간 잃어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며 - 우린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다시 만나게 될까. 먼 기억 속에 묻어둔 여린 너의 모습을, 하얗게 사윈 네 모습에서 애써 찾아보려 할까. 그러면서, 잃어버린 세월을 서글퍼할까. 이젠 기억..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
나도 나비가 되고 싶어 나도 나비가 되고 싶어 (나방의 노래) 처음엔 나도 나비가 될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눈부신 당신의 모습에 나는 그만 반쯤 눈이 멀어, 대신 나방이 되었습니다. 나비가 당신의 환한 빛을 등에 업고 꽃밭을 날아다니는 동안, 나는 그늘에 숨어서 어서 밤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 딸, 철미의 시모음 /그리움, 그 고백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