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2.27 (2.27) 곰곰이 그의 생각을 해본다. 왜 그는 나의 마음을 꽉 차지하고 있는 걸까. 어제의 난, 물음에 모른다는 대답만 하고…. 어휴, 내가 지금 20살이더라도 그와 멋진 사랑을 할 텐데. 겨우 열다섯. 누이동생 취급당하고. 그는 날 가지고 논 거야. 날 이용했어. 내게 괴로움을 주므로 그는 재..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 2.28 (2.28) 현명한 양처가 되기 위해서는 총명한 두뇌와 해박한 지식이 마땅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오던 나였다. 그러나 그런 여자들 중엔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양처보다는 악처가 된 사람이 많다는 얘길 듣고 난 어긋난 얘기다 싶었다. “왜냐하면 우수한 여자였을수록 이상주의자였기 때문이..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년 3월 4일 (3.4) 오늘은 오래간만에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단순한 재미를 보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지만, 복잡한 감정을 떨쳐버리고만 싶었다. 내가 자주 드나드는 극장엔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재 상영되는 영화한편을 즐길 수 있다. 요즘 영화들은 대게 구성이 그렇고 그렇지만 머리 가득히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년 10월 31일 - 한국을 떠나던 날 (1984.10.31)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계절의 모든 괴로움을 잊어버리고 나는 낯설지만 새로운 계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의 관념 밖에서 생소했던 것들이 서서히 밀려옵니다. 나는 부딪힙니다. 거세게, 하지만 보이지 않게 부딪힙니다. 그러면서 나는 시간이라는 압박 속에 점점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