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에게 내 운명에게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떠나 보내고 나는 홀로 남아 그대를 기다리지 내 행복이 그리도 탐이 나던가 내 사랑이 그리도 샘이 나던가 난 이제 너무 지쳐 누군가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네 더 이상 날 사랑해 줄 사람도 없고 그대는 이런 내게서 무얼 더 원하나 이제 그만 떠나가 ..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산안개 산안개 산등성이에 머무는 뽀얀 안개는 누구의 한숨일까 산허리를 휘감아 촉촉히 밴 눈물에 흐려지는 눈시울 아스라한 유년의 추억도 안개처럼 스러져갈까 골짜기마다 서린 그리움의 흔적이 살 속 깊이 스며들어 뼈마디까지 시리게 하더니 산은 하얀 슬픔의 띠를 두르고 저 혼자 깊어만..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용서 용서 당신께서 주신 가르침이 왜 이리도 행하기엔 힘이 듭니까 당신께서 보여주신 사랑으로 먼저 용서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10-18-96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편지 편지 너에게 편지를 쓴다 친구도 연인도 아닌 너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움의 자락들은 눈가의 잔주름 속에 접어두고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은. 희끗해진 머리카락 속에 묻어두고 이 밤을 밝혀 편지를 쓴다 먼 기억 속에 서 있는 네에게 7-30-96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외로운 이에게 외로운 이에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만한 사람이 없다며 못내 아쉬워하는 외로운 이여 그대는 그대의 견고한 성 안에서 성문을 굳게 잠그고 아무도 들이려하지 않네 그대의 고매한 성곽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아무도 닿을 수가 없네 그대가 성문을 열고 그대의 외로운 이웃을 찾아 나..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그리움 그리움 낡고 가느다란 새끼줄 하나를 붙잡고 살아왔지 안으로 안으로만 흘린 눈물 방울들이 긴 고드름이 되어 심장에 매달리고 내게 남은 것이라곤 비인 가슴 동그란 그리움 하나 7-28-94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옛친구들에게 옛친구들에게 눈꽃 한 송이 내리지 않는 이곳 캘리포니아에서 벌써 스물 여덟번째의 성탄과 새해를 맞고 있습니다 어느덧 이곳의 겨울 장마에도 익숙해져 있지만 어쩌다 가끔씩은 옛 생각에 젖어 보고 싶은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이제는 추억마저 먼 기억 속으로 눈꽃처럼 스며들어 옅어..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네 그림자를 안고 네 그림자를 안고 너는 저 멀리 시간의 뒤안길에 서 있지. 이제는 다가갈 수 없는 너...... 너의 잔상은 아직도 내 눈망울에 머물지. 네 사랑의 여운을 세월의 강에 띄워 보내 버리고 나는 이제 네 그림자를 안고 돌아서야 하네. 6-30-94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시간의 저쪽 시간의 저쪽 네가 서 있는 시간의 저쬭 지금은 닿을 수 없지 내 아련한 너의 모습 먼 세월 속에 너를 묻고 다시 돌아서야 하는 외로운 나 6-12-94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
너에게 너에게 깨어 있는 순간 잠 들어 있는 순간에도 순간순간마다 널 기억하지. 푸른 하늘을 보며 널 생각하지. 넌 지금 어느 하늘 밑에 살고 있을까. 지금은 누구와 사랑을 할까. 너는 내 상념의 한 작은 조각으로 남아 저 푸른 하늘 위에 떠돈다. 4-28-95 딸, 철미의 시모음 /그 이전의 고독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