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12.25 12/25 14년째 맞는 크리스마스. 결코 즐겁지가 않았다. 아빠와의 트러블은 잡음과 혐오감만을 남기고…. 언니의 째질 듯 한 그 잔소리. 오빠의 그 불평소리. 또, 나의 한숨소리. 서로 조화를 이뤄가며 하루를 지루하게 넘겨야만 했다. 아 슬픈 크리스마스였다. 낭만과 웃음은 한낱 환상에 지..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26 12/26 다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휴양 차 전주로 내려왔다. 기분상한 일도 있었지만,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나니까 어제까지의 모든 괴로움을 잊을 수가 있었다. 기분도 한결 새로워지고. 선화의 집에서 짐을 풀었다. 좀 썰렁하지만 그런대로 오늘 저녁은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반..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27 12.27 반창회 날. 여름날보다 더 재미없는 반창회였다. 한나절을 한숨만 푹푹-땅이 꺼져라 쉬어가며 그런대로 보내야만 했다. 남자애들이 밖으로 몰려 나가버리자 그의 생각이 절실히 났다. 언제나 친절하고 아껴주던 그 장난기 띤 웃음이…. 그가 만들어준 사탕 꽃다발을 만지작거리며,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28 12/28 선화와 약속장소에 나갔다. 아무도 눈에 뜨이질 않았다.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하나 둘 나타났다. 처음엔 왠지 모르게 서먹서먹했다. 서로 합의를 본 다음. 공원으로 향했다.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연못도 꽁꽁 얼어붙어 듬직한(?) 체구의 소유자인 성근이 뛰어내려도 아무렇지도 않..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29 12.29 오늘도 S와 K를 만났다. 아침 일찍 K의 집으로 향했다. 징그러운 대화에서부터 시시콜콜한 대화에 이르기까지 무슨 얘기이고 재미있었다. 점심은 라면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한 이불을 넷이서 덮고 앉아 깔깔거리며 웃었다. 성근은 내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의 얘기를 쭉 들려주..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30 12/30 드디어 전주를 떠나는 날. 그들을 만나 탁구장으로 갔다. 시간이 갈수록 슬퍼지기 시작했다. 한아름 음식백화점으로 가서 통만두를 먹었다. DJ에게 Bonny Tyler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를 신청했다. 호소력이 짙은 가슴에 무언가 와 닿는 노래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눈을 반쯤 감고 있..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3.12.31. 12/31 1983년의 마지막 달. 그리고 마지막 날. 마음 한 구석 어딘가 허전하고, 착잡하다. 이제 몇 시간만 있으면…. 한 일도 별로 없는데 365일이 내 앞에서 스쳐지나가 버렸다. 지금의 내 심정을 말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글쎄, 내가 가진 어휘로는 다 얘기할 수 없다. 저물어 가는 83년의 모..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1. - 윤경이의 판타지 소설 84년 1월 1일 <제 1부> 1914년 6월 28일. 일발의 총성이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일어났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프란시스 페르디난도 일행이 국민의 환호를 받으며 서행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의 청년이 군중 속에서 뛰어나와 피스톨을 발사했다. 첫 번째 탄환은 황태자비의 복부에..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 - 판타지 그로부터 사흘 뒤. 그레이트 야아머드 백작의 장례식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실눈 같은 이슬비가 가늘게, 소리 없이 대지를 적시고 있다. 하늘도 무참히 죽어간 영혼을 눈물로 위로해주려는 듯. 그도 그럴 것이 비는 장례식 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층 더 울적하게 해준다. (도대체..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3. (1984년이 된지도 3일째.) 하루 종일 TV 앞에 쭈그리고 앉아 시간을 허비했다. 한해는 그 첫날부터가 중요하다는데…. 나는 올해 내내 Television monitor 나 하면서 젊음을 낭비하는 것일까. 한 잎의 낙엽도 떨어져 내리면서 우주의 가장 큰 법칙 하나를 채우듯 나도 하느님이 만들어 놓은 아주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