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1.22 - 절규 (시) (1.22) -절규- 소년이여! 누구를 위해 부르짖는가? 겨울은 길게 가고 가지는 힘을 잃었다. 계절의 끝으로 달리는 소녀의 마음…. 소년이여! 무얼 찾으려 외쳐대는가? 주인 잃은 메아리가 다시 돌아 알려온다. 멀리 내보낸 슬픔의 찬가. 아름다운 생의 절규…. 소년이여! 울부짖거라. 나는 누..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3 (1.23) 아침 일찍부터〈파리 대왕〉을 읽고 있었다. 막 화장실에 들어가려는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상대는 아주 급한 목소리로 빨리 나오라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동창인 K였다. 난 몹시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빠가 눈에 불을 켜고 날 감시하고 있는데 하필이때, 마침, 내일 모레가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4 (1.24) 언니와 아빠가 서울에 집을 보러갔다. 이제 곧 있으면 대전을 떠나 서울로 가게 된다. 서울→전주→대전, 그리고 다시 서울. 후-. 정처 없는 나그네 길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하긴, 곳곳에 친구들이 있으니 좋은 것 같다. 서울에 가면…. 촌놈이라고 괄시를 받겠지? 그럴수록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5 ( 1.25) 예비소집일. 워낙 늦게 일어난 덕택에 학교에 늦게 도착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 어딜 가나 숙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지겨운 청소를 마치고, 친구들과 시내로 향했다. 미술숙제에 전람회 구경이 있기 때문에 화랑을 돌아다녔다. 롯데리아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편지..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6 (1.26) 인간은 하나의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베어버리기 위해서 이 우주가 온통 무장할 필요는 없다. 한 가닥의 수증기, 한 방울의 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비록 우주가 그를 베어버린다 할지라도 인간은 여전히 자기를 죽이는 자보다 더 고귀한 ..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7 (1.27) -무제- 에델바이스! 어둠이 지리멸렬하여 밝음이 찾아오기 전에 희미한 조명이 자욱한 내 사는 골방으로…. 에델바이스! 비록 비좁아 웅크리는 공간. 쾨쾨한 냄새는 싱싱했던 화병에 소멸을 담았지만 그 안… 병든 안색으로 시들은 갈대 하나. 실낱같은 숨소리로 찬바람에 쫓기고 있..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8 1.28 불행이야말로 인간의 최대의 스승이라고 난 생각한다. 돈과 사람의 가치를 가르쳐 주는 것이 불행이다. 역경에 있으면서 타락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써 충분히 위대하다. 불행을 불행으로써 끝을 맺는 사람은 지혜 없는 사람이다. 불행 앞에 우는 사람이 되지 말고, 하나의 출발점..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29 -10월의 여운들, 그 이미지가.- 가을 들쥐 떼처럼 잔뜩 굴러다니는 낙엽을 뒤로하고, 마음 한 곳 어딘가 쓸쓸함이 남아있는. 하나, 하나…. 머물지 못한 그 여운들이. 한낱 회상에 지나지 않는. 이제 흐릿한 별의 이미지가 뒤척임을 주면. 다시금 찾아올 수 없는 순간이 지나가는. 그러나, 여..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1.30 (1/30) 1984년이 된지도 꼭 한 달째로 접어든다. 1월이라는 한 달이 〈또〉내 앞에서 스쳐지나가 버렸다. 이런 권태로움과 허무함 속에서 인간이 늙어간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것일까?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시 돌이켜본다. 뒤돌아봤자 혐오감과 환멸만을 느낀다. 정말 그런 것들 빼면..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
1984.2.1 (2/1) “내가 커서 무엇이 될까?” 어느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각자의 꿈과 이상이 인생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럼, 난 과연 무엇이 될까? 2월의 첫 번째 밤에 생각해본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희망은 다양했다. 처음엔 여자아이들이 다 그렇듯 간호원이 되길 바랬다. 소아.. 가족들의 글모음/작은 딸, 윤경이의 일기 2014.06.15